한나라, 검찰방문 병풍 진상조사 "김대업 출정기록 내라"

  • 입력 2002년 8월 27일 18시 29분


한나라당 심규철 김용균 원희룡 이주영 의원(왼쪽부터)이 구수회의를 갖고 있다. - 변영욱기자
한나라당 심규철 김용균 원희룡 이주영 의원(왼쪽부터)이 구수회의를 갖고 있다. - 변영욱기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27일 서울지검을 방문해 벌인 ‘김대업(金大業) 불법 출정 및 공무원 자격사칭 사건에 관한 진상조사’의 쟁점은 크게 △수사 관련 기록 국회 제출 △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 고발 사건 수사 △김대업씨 개인 병역비리 수사 등 3가지였다.

진상조사에는 한나라당 김용균(金容鈞) 이주영(李柱榮) 원희룡(元喜龍) 심규철(沈揆喆) 의원 등 4명이 참가했으며 김진환(金振煥) 서울지검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의원들과 김 지검장은 수사 기록 제출과 관련해 처음부터 팽팽히 맞섰다.

김 의원은 “김대업씨가 1월 김길부(金吉夫) 전 병무청장을 상대로 수사를 한 기록과 당시 수사 상황을 찍은 폐쇄회로(CC)TV 테이프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지검장은 “김 전 병무청장은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관련 기록이 법원에 있으며 CCTV 녹화 테이프가 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또 이 의원은 “김대업씨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상태에서 서울지검에 출정해 수사에 참여했는데 검찰은 김대업씨의 출정 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 지검장은 “검찰이 김대업씨의 출정 기록 사본을 보관 중이지만 수사 기록 중 일부이므로 제출이 곤란하다”고 맞섰다.

이를 둘러싼 대립은 ‘(국회의) 위원회가 감사 또는 조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의결로 검증을 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10조’에 대한 해석상의 논란으로 불거졌다.

검찰은 “이번 진상조사는 이 조항이 규정한 ‘감사’와 ‘조사’에 해당하지 않는 안건 심의에 해당된다”고 주장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감사’ 및 ‘조사’는 폭넓게 해석해 안건 심의까지 포함한다”고 물고 늘어졌다.

의원들은 진상조사를 끝내면서 “일단 김대업씨 관련 사건 목록을 제출하면 목록을 본 뒤 기록 제출을 요구할지를 결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고 김 지검장은 “목록 제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원 의원은 “김대업씨가 96년 병역면제 청탁과 함께 8000만원을 받은 사건을 서울지검이 수사해 놓고 기소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지검장은 “그 사건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또 심 의원은 “김대업씨를 수사에 참여시킨 박영관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공무원 자격사칭 유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형사1부에 배당됐는데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다그쳤다.

김 지검장은 “검찰 정기 인사로 형사1부장이 26일 교체돼 신임 부장이 사건을 파악 중이며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대업씨 사건 진상조사 쟁점과 한나라당 및 검찰 입장
쟁 점한나라당검 찰
수사 관련 기록 등 국회 제출-김대업씨가 김길부 전 병무청장을 조사한기록 및 CCTV 녹화 테이프 제출 요구-김대업씨 서울지검 출정기록 제출 요구-김대업씨 관련 수사 및 재판 기록 제출 요구-김 전 청장이 1심 재판 중이라 관련 기록이 법원에 있다-CCTV 녹화 테이프 존재 여부 확인 못했고 출정기록은 서울구치소 소관이다-관련 법에 따라 수사 중인 사건관련 기록 제출 못한다
박영관 서울지검특수1부장 고발 사건-서울지검 형사1부가 사건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형사1부장이 26일 바뀌어 업무 파악 중이며 수사할 것이다
김대업씨 병역비리-김씨가 96년 병역면제 청탁과 함께8000만원 받았다-고석 대령이 국회에서 증언한 김대업씨병역비리 100건 수사해야 한다-현재 수사 중인 병역면제 의혹 사건 및 박영관 부장 고발 사건과 별개다-단서 있으면 수사 검사들이 수사 착수 여부 판단한다
기타-김성재 전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의 군 검찰 내사자료 시민단체 유출 사건 수사해야 한다-검찰이 병역면제 의혹 사건 수사 지연하고 있다-많은 설과 보도, 얘기들이 있지만 수사 착수 여부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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