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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5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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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통화를 끝낸 그린양은 하루에 400달러(약 48만원)짜리 호텔방에서 나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꽂혀 있는 복도의 신문대를 지나친다. 그 신문의 내용은 이미 전화회의에서 브리핑받은 것들.
그린양은 로비로 내려가 동생 제시와 만나 보통의 아이들처럼 팔을 잡고 돌며 뛰논다.
미국에서 부유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어린이 최고경영자(CEO)’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지가 24일 보도했다.
그린양이 참가한 교육은 플로리다의 최고급 호텔인 팜비치 리츠칼튼에서 열린 ‘어린이 금융 캠프(Kids Money Camp) 2002’.
3일간 열린 이 캠프에 미국 전역의 ‘부자아빠’들이 참가비 950달러(약 114만원)를 내고 자녀들을 보내 주식과 채권, 투자신탁, 인수합병 등을 배우게 했다. 올해는 7세 때 캔 재활용업체를 창업해 CEO가 된 그린양을 비롯, 11∼19세의 어린이와 청소년 13명이 참가했다. 5년째 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수전 브래들리는 이 캠프를 시작한 동기에 대해 “돈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벤츠 C230을 몰고 호텔에 도착한 16세의 폴 램버트는 상의 윗주머니에 몽블랑 만년필을 꽂으며 “나이가 들면 CEO가 되고 싶다. 물론 돈과 권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캠프 첫 시간에 브래들리씨는 자신이 쓴 ‘일확천금 관리법’이라는 책을 나눠주고 “이 세상에 돈과 관련되지 않은 게 있나요”라고 물었다. 아이들은 일제히 머리를 가로저으며 “노”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