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4강티켓 잡아라” 중위권 혈투

  • 입력 2002년 8월 14일 18시 31분



‘낙오자는 하나.’

어느 프로스포츠나 포스트시즌에 들지 못하면 1년 농사를 헛지은 것이나 마찬가지. 그래서 구단들은 플레이오프의 ‘마지노선’에 들려고 안간힘을 다한다.

2002삼성증권배 프로야구에서도 ‘가을잔치’인 포스트시즌의 4강티켓을 놓고 벌이는 중위권 싸움이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월 중순까지만 해도 4강은 기아와 두산 삼성 현대로 압축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7월 중순부터 2위를 달리던 두산이 하락세를 걷는 반면 5위로 처져 있던 LG가 상승세를 타면서 일대 변화가 일어났다.

현재 기아(53승3무32패)와 삼성(53승3무37패)이 멀찌감치 달아나 1, 2위를 달리는 가운데 LG(47승4무40패)가 3위로 도약했고 두산(47승2무43패)은 5위로 추락했다. 현대(44승5무39패)는 4위. 6위 SK(41승3무46패)도 4강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4위와 5게임차로 크게 뒤져 있어 현재로선 LG와 현대, 두산이 3, 4위를 놓고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결국 세 팀 중 한 팀은 탈락해야 할 운명이다. 그렇다면 낙오자는 누가 될까.

LG의 상승세가 무섭다. LG는 시즌 초반 부진하던 최향남이 선발라인에 복귀해 제몫을 해주면서 최원호-만자니오-최향남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마운드를 튼튼하게 지켜주고 있다.

팀 평균자책이 8개팀 중 2위(3.86)로 ‘짠물 피칭’을 자랑하고 있다. 톱타자 유지현의 부활에 따라 타선도 활기를 띠어 5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호화군단’ 현대도 만만치 않다. 임선동과 김수경 조용준의 막강 마운드, 장타자 박경완과 박재홍 등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하다.

시즌 초반 투타의 부조화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 다소 부진했지만 최근 투타의 균형이 잡히면서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더위먹은 곰’ 두산. 톱타자 정수근, 중심타자의 핵 우즈가 슬럼프에 빠져 있고 레스-박명환-구자운-콜로 이어지는 선발라인업에도 구멍이 생겼다. 이 때문에 올스타브레이크가 끝난 뒤 9연패를 당하더니 최근 또다시 3연패에 빠져 급기야 5위까지 추락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SK에 잡히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두산은 김동주-우즈-심재학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힘을 받고 막강한 선발진이 제모습을 갖추면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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