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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13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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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단장은 회담전망을 묻는 취재진에게 “잘될 겁니다”라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나머지 북측대표들은 “잘 주무셨습니까”, “식사는 잘 하셨습니까”라는 안부에 “네”라고 짤막하게만 대꾸했다. 우리측 한 관계자는 “회담 내내 여유를 잃지 않는 김 단장과 달리 다른 북측대표들은 다소 딱딱한 표정이었다”고 귀띔했다.
○…양측 대표는 회담에 대한 기대와 전망을 주고받으며 2차 회의를 시작했다. 남측 정세현 수석대표는 “어제 김 단장이 선물을 많이 준다고 해 꿈속에 선물이 왔다갔다하는 통에 잠을 잘 못 잤다”고 말해 북측 대표단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 대표가 “오늘부터 선물을 기대해보겠다. 결실없이 끝나면 안 된다”고 강조하자 김 단장은 “회담을 결실있게 짧은 시간 내 모든 합의를 이뤄내도록 하자. 시간이 시간인 만큼 곧바로 회담을 시작하자”고 재촉했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20분간 진행된 전체회의 도중 대기실의 북측수행원들은 수 차례에 걸쳐 북측의 훈령이 적힌 메모를 김 단장에게 전달하느라 바쁜 모습. 이들은 회담개시 50분쯤에 B5용지 두 장 분량의 메모를 전달한 데 이어 추가메모를 전달하느라 회의장을 오가며 종종걸음을 쳤다. 메모를 전달한 한 북측수행원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전체회의가) 얼마나 열정적인지 모르겠다”며 회담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전체회의 직후 김 단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다 잘 되고 있습니다”라며 웃음을 지은 반면 정 대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대답을 일절 피한 채 시종 굳은 얼굴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경기 용인민속촌으로 가기 위해 1호차에 동승한 두 대표는 대화 도중 자주 웃음을 짓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북측대표단 일부는 12일 밤 늦게까지 문배주를 마시면서 회담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북측대표는 “어젯밤 동료들과 문배주를 마시며 여독을 풀었다”면서 “북에서는 주로 평양소주를 마셨는데 문배주는 생각보다 독한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는 또 “첫날 상부와 연락을 주고받느라 시간이 지체돼 회의가 다소 늦어졌다. 걱정하지 말라”며 취재진을 ‘안심’시켰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