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兵風공방 가열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36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2일 의정 부사관 출신 김대업(金大業)씨가 검찰에 제출한 테이프 및 녹취록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아들 정연(正淵)씨 병적기록표의 변조 의혹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녹취록 진위 공방〓한나라당 ‘김대업정치공작진상조사단’의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김대업씨가 제출한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것은 원본 테이프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가져가면 즉시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테이프를 조작하지 않았다면 녹음상태가 끊어지지 않고 물 흐르듯 돼 있지만, 부분부분 편집한 조작본이라면 국과수가 연결부분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며 “테이프가 조작됐음을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 의원은 “김대업씨는 녹음테이프는 빼고 녹취록을 흘리며 검찰을 우롱하고 있다”며 “검찰은 김씨에 대한 압수수수색을 통해 녹음테이프를 확보해 조작 여부를 규명하고 김도술씨도 즉각 소환조사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대업씨의 녹취록이 정연씨 병역면제에 비리가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해줬다는 반응이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제출된 녹취록 내용이 전면 공개된 것이 아니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오늘 녹취록은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은폐의혹의 진실을 규명하는 데 적지않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연씨 병적기록표 변조 논란〓민주당 이용범(李鎔範) 부대변인은 “전 종로구청 직원이 정연씨의 병적기록표에 찍힌 도장은 자기 것이라고 인정했으나 글씨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병적기록표의 정연씨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도 잘못 기재됐다”며 병적기록표 변조 의혹을 제기했다. 주민등록번호를 잘못 기재한 것은 ‘특별관리대상’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의혹이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정훈(金正薰) 법률특보는 “80년대초 일선 구청에선 병사 담당자의 일손이 달리면 동료 직원들이 기록표를 대신 작성해주고 도장만 담당자 것을 찍는 일이 자주 있었다”며 “검찰이 이런 관행을 잘 알면서도 글씨가 다르다는 진술을 일방적으로 공개, 마치 병적기록표가 변조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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