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팬 비난 자초한 프로농구단

  •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21분


김상호 기자
김상호 기자
비시즌인 요즘 일부 프로농구단의 볼썽 사나운 행태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불치병에 걸린 구단 코치를 고소운운하며 내쫓는가하면 선수계약 및 트레이드를 둘러싼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어 이러다 아예 팬들이 프로농구에 등을 돌리지 않을까 우려될 지경이다.

농구계 안팎에서 프로농구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 팀으로 비난받고 있는 구단은 모비스 오토몬스. 모비스는 최근 불치병인 루게릭병에 걸린 박승일 코치로부터 사직서를 받았다. 형식상으로 박 코치가 사직서를 제출한 모양새지만 과정은 고약하기 짝이 없다. 미국 유학중이던 박 코치는 국내 복귀후 루게릭병에 걸린 사실을 안 뒤 대학 시절부터 은사인 최희암 감독에게 ‘코치직을 수행할 수 있을때까지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부탁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다음날 구단에 박 코치의 발병사실을 통보했고 구단은 “병을 알고도 속인채 입단했으니 고소감”이라며 박 코치의 등을 떠밀었다.

게다가 모비스구단은 많은 사람에게 루게릭병을 홍보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도 자칫 발병이라도 하면 구단이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구단을 통틀어 코치 최소연봉(3600만원)에 계약하며 타 구단의 반발을 사더니 내치는 것도 신속했던 것.

이에 대해 모비스측은 ‘질병으로 코치직 수행이 불가능할 때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계약조건을 내세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설수가 끊이지 않기로는 KCC 이지스도 마찬가지.

KCC는 최근 TG 엑서스에 이형주를 현금트레이드하고 싶다고 제의했고 금액까지 사실상 합의를 마쳤다. 이형주의 트레이드를 기정사실화한 TG는 환송연까지 배풀었다.

하지만 KCC가 뒤늦게 없던 일로 하자고 발을 빼는 바람에 TG만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KCC는 또 부산아시아경기대회 대표에 선정된 전희철에 대해 부상을 이유로 소집을 한달간 미뤄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고 샐러리캡을 맞추기 위해 올해 플레잉코치로 승격시킨 정재근과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들 구단외에 SK 나이츠는 서장훈과의 재계약에 실패한 뒤 연봉 이외에 불법인 계약금을 지급했다고 폭로하는가 하면 삼성 썬더스는 주희정과의 재계약과정에서 부정 계약서문제로 곤혹을 치렀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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