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닐 게이먼 글 데이브 맥킨 그림/56쪽 7500원 소금창고(초등 3∼6학년)

글도 그림도 전혀 새로운 어린이 책이다.

현대의 아빠는 자녀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아빠들은 늘 회사일로 바쁘게 지낸다. 그 아빠들이 잊으면 안될 사실이 있다. 당신의 아이는 아빠를 ‘아무 데도 쓸모 없는’ 존재, 집에 있는 금붕어와 애완용 토끼와도 맞바꿀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그런 생각을 하는 아이다. 주인공 ‘나’는 친구의 금붕어 2마리가 갖고 싶어서 아빠와 금붕어를 바꾼다. 아이에게 아빠는 집에서 말없이 신문만 보는, 금붕어만큼의 즐거움도 주지 않는 존재다.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꾸자는 ‘나’의 제안에 친구는 심지어 이렇게 대답한다. “불공평해. 내 금붕어는 2마리인데 네 아빠는 한 사람이잖아.”

과연 이 위험한 거래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집에 돌아온 엄마에게서 아빠를 찾아오라는 ‘명령’을 받은 주인공은 할 수 없이 얄미운 여동생과 함께 아빠를 되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런데 이 일을 어쩌나. 아빠를 데려간 친구는 이미 아빠를 전기기타와 바꿔 버렸고, 그 전기기타는 다시 고릴라 가면으로, 또 하얗고 통통한 토끼로 바뀌어져 있다.

글의 내용뿐만 아니라 사진과 각종 회화기법을 컴퓨터로 합성한 만화 형식의 삽화도 아주 새롭고 독특하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