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700 지켜질까 무너질까…사자-팔자 균형 심리선

  • 입력 2002년 7월 24일 17시 36분



세계 증시의 동반 폭락에도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을 지키고 있다. 미국 기업의 신뢰 붕괴가 촉발한 국제적 악재가 언제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주가지수 700선이 투자자들의 심리적 지지선이 되고 있는 것. 실제로 주가지수 700선은 최근 장세에서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주가지수 700의 지지력〓24일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2.11포인트 내린 721.41을 나타냈지만 장중 한때 무너졌던 720선을 회복하며 장을 마쳤다. 이번 주 증시의 최대 관심사를 ‘주가지수 700의 지지력’이라고 꼽았던 전문가들은 일단 안도했다. 김경신 브릿지증권 상무는 “지난주 760이 깨진 뒤 700이 지지선이 되고 있다”며 “미국 증시의 가파른 급락에도 지지선이 무너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700을 지지선으로 보는 이유는 동어반복이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의미 있는 지지선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락장세가 나타난 6월26일에도 주가지수는 701.87에서 하락을 멈췄고, 이후 증시는 한동안 오름세였다.

오현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 700선은 지난해 9·11테러 사태 직후 475.60부터 올랐던 지수가 대략 절반 정도 하락한 수준이면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지수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증시의 차별화를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700선에 의미를 둔다. 한미 증시의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월2일 주가지수는 724.95로 지금과 비슷하다. 강성모 동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다우공업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지난해 말보다 각각 22%와 34% 떨어졌지만 주가지수는 비슷한 수준”이라며 “한국 증시가 방향성은 미국 증시와 동조화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눈에 띄게 차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00선은 한국 기업의 실적 호전 등 긍정적 요소와 미국 증시의 불안 등 세계 증시의 위험 확대라는 부정적 요인이 싸움을 벌이는 곳”이라고 말했다. 긍정적 요인을 보고 주식을 사자는 쪽과 위험을 피하려고 파는 쪽이 맞서고 있다는 것.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유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 증시의 상황은 어느 누구도 감히 예측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상무도 “미국 시장이 안정을 찾고 외국인이 매도세를 멈추어야 한국 증시도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리적 지지선이던 700선이 붕괴되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예측도 팽배하다. 유 연구원은 “이 경우 기관과 외국인의 기계적 손절매 파동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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