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다보,역시 해결사”…K-리그 3골 단독선두

  • 입력 2002년 7월 14일 22시 38분


부천의 ‘재미난 용병’ 다보(오른쪽)가 전남 김태영과 볼을 다투던 도중 볼을 놓치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부천의 ‘재미난 용병’ 다보(오른쪽)가 전남 김태영과 볼을 다투던 도중 볼을 놓치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수준 높은 경기로 구름 관중의 호응에 보답한다’.

2002월드컵축구대회 이후 고공 비행을 계속 중인 프로축구 2002 삼성파브K리그가 주말 경기에서도 어김없는 팬 서비스로 인기몰이를 계속했다.

프로축구는 비가 내린 가운데도 14일 7만871명, 13일 6만7603명의 관중을 동원, 총 13만8474명으로 매 경기일 관중 10만명 시대를 이어갔다. 일부 구장에서는 수용 인원을 초과해 안전사고 우려까지 제기됐을 정도.

14일에는 월드컵 스타들의 바통을 슈퍼 용병들이 이어받았다. 선두주자는 10일 2골을 몰아넣으며 팀에 올 K리그 첫 우승을 안겼던 부천 SK의 다보(21). 다보는 14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17분 미드필드에서 이어진 남기일의 패스를 상대 골문 정면에서 경쾌한 오른발 골로 성공시켰다. 대회 통산 3골로 단숨에 득점 단독 선두. 팀은 1-0 한점차 승리를 거둬 리그 2연승을 챙겼다.

다보가 관중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것은 감각적인 슈팅력 못지않게 재미난 골 세리머니 때문이다. 때로는 레게춤을 추다가 때로는 손을 뒤로 한 채 펭귄처럼 몸을 흔드는 독특한 자축연은 지난달 월드컵때 세네갈 대표팀의 골 세리머니를 연상케 해 축구팬의 폭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아프리카 말리 국가대표 출신인 다보는 축구 선수가 되기전 대학교에서 프랑스법을 전공했다. 공무원인 아버지와 프랑스어 교사인 어머니 사이의 2남3녀중 넷째로 영어 프랑스어 터키어 말리어 등 4개국어를 구사하고 현재 한국어 공부에도 열중하고 있다. 부천은 올초 구단으로서는 거액인 계약금 20만달러(약 2억4000만원), 연봉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에 그를 영입했다.

안양에서는 홈팀 안양 LG 안드레와 마르코가 릴레이골을 터뜨려 수원 삼성을 3-0으로 꺾는 선봉에 섰다.

한편 전날인 13일 포항 홈경기에서는 5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대표팀 맏형 홍명보가 K리그의 뜨거운 돌풍을 이어갔다. 이날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은 홍명보는 97년 5월14일 안양 LG전에 이어 5년 2개월 만에 국내 프로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스탠드를 가득 메운 2만8000여 홈팬은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 숨을 죽였고 홍명보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마니치, 송종국, 하리를 앞세운 부산 아이콘스의 탄탄한 공격력을 노련한 수비 리드로 차단하는 한편 이따금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선보이며 홈팬을 열광시켰다. 이동국과 싸빅이 헤딩골을 넣은 포항이 마니치가 한골을 넣은 부산에 2-1로 승리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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