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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22일 00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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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그동안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의 각종 비리 혐의를 묻는 질문에 “김 전 부시장이 붙잡혀야 확실히 말할 수 있다”는 대답을 되풀이해 왔다.
따라서 김씨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TPI의 최씨를 통한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TPI 측에서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청탁과 함께 주식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홍걸(金弘傑)씨가 접촉했던 정치인 등 구체적인 로비 행적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지난달 22일 잠적한 김씨는 검찰의 수사망을 피해 도피생활을 계속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일부 언론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지만 검찰의 포위망이 좁혀지자 이마저 완전히 끊어졌다.
검찰은 김씨의 행방이 갈수록 오리무중(五里霧中)에 빠지자 최근 김씨 검거 전담반을 구성했고 21일 오후 11시15분경 김씨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인물의 제보로 검거에 성공했다. 김씨가 잠적한 지 한달 만이었다.
검찰은 김 전 부시장이 정치인 출신으로 여야를 넘나드는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어 TPI의 체육복표사업자 선정 청탁을 받고 실제로 정관계 인사들을 직접 만나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TPI 대표 송재빈(宋在斌)씨가 2000년 7월 최씨에게 “체육복표사업자로 선정되도록 도와달라”고 청탁하는 자리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TPI가 사업자로 선정된 뒤인 지난해 4월에는 송씨에게서 TPI 주식 2만3000주를 받아 차명관리해온 의혹도 받고 있다.
김씨는 최씨의 다른 비리에도 깊숙이 개입한 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지난해 3월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병원 의약품 납품비리 사건을 수사할 때 김씨는 서울 모병원에서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현금 1억5000만원과 관련 벤처기업 주식 14만주를 받아 최규선씨와 최성규(崔成奎·해외도피 중)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과 나눠 가진 것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김씨는 지난달 16일 최씨가 검찰에 출두하기 직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측근들과 가진 검찰수사 대책회의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비리 의혹을 처음 폭로한 천호영(千浩榮)씨도 “최씨가 이권 개입의 대가로 받은 돈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 및 김씨와 나눠가졌다”고 주장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