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잘 먹이지도 못했는데…큰일했네"

  • 입력 2002년 5월 6일 18시 41분


“장하다 우리아들”
“장하다 우리아들”

“완도 촌놈 만세, 최경주 만세.”

최경주 선수의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우승 소식이 전해진 6일 최 선수의 고향인 전남 완도군 완도읍 화흥마을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주민들은 최 선수의 집으로 달려가 아버지 최병선(崔炳善·57)씨와 어머니 서실례(徐實禮·53)씨를 얼싸안고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아버지 최씨는 “어릴 적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먹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큰 일을 해 내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어머니 서씨는 “그저께 밤 꿈에 어미돼지 한 마리가 집안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는 꿈을 꿨는데 그게 길몽이었던 모양”이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 최 선수의 우승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잔치 준비를 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몇몇 사람은 최 선수의 고향집에 모여 막걸리 잔을 돌리면서 최 선수의 어린 시절을 화제로 얘기꽃을 피웠다. 최 선수를 골프에 입문시킨 추강래(秋康來·48·사업)씨는 “골프 연습장에서 손님들의 차를 닦아주며 돈을 모아 필드에 나갈 정도로 골프에 대한 경주의 열정이 대단했다”고 회고했다.

마을 이장 김상만(金相萬·54)씨는 “농사일을 하는 부모에게 트랙터와 콤바인을 사주고 집에 들를 때면 마을 노인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열어주는 등 예의가 발랐다”고 말했다.

완도〓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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