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추가하락 가능성 커…해외악재에 외국인 “팔자”

  • 입력 2002년 4월 29일 17시 21분


증시가 해외 악재에 비틀거리고 있다. 뉴욕에서 지난 주말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1만선과 1700선 밑으로 무너지자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기관과 개인이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 매물을 받아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주가지수 추락〓외국인은 29일 2086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23일부터 5일동안 7510억원어치나 팔았다. 외국인 매물이 집중된 삼성전자는 4.15%나 급락하며 38만1000원에 마감돼 20일 이동평균(39만1675원)을 밑돌았다.

그동안 지수상승을 이끌었던 삼성전자가 무너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4일동안 87.19포인트(9.4%)나 폭락하며 60일선(844.37)을 하향 돌파했다. 고객예탁금이 25, 26일 이틀동안 6042억원이나 감소한 것도 주가하락 요인.

지난 주말 소폭 반등했던 코스닥지수도 외국인이 154억원어치나 순매도하며 다시 하락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오전에 60일선에서 반등을 시도했지만 오후에 다시 되밀림으로써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호재보다 악재가 잘 보인다〓3월 중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4.4% 성장했고 설비투자도 1.9%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는 계속 호전되고 있다고 통계청이 이날 발표했지만 하락증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8%로 예상보다 높았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같은 날 발표된 4월 중 소비자신뢰지수가 93.0으로 떨어져 앞으로 소비가 둔화돼 경기가 더블딥(Double Dip·반짝 회복한 뒤 다시 후퇴하는 현상)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높아진데 따른 것. 128메가D램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달러화 약세(엔화 및 유로화 강세)로 미국에서 투자자금이 이탈될 것이라는 예상도 증시엔 악재였다.

무기력증에 빠진 증시는 4월 중 수출이 두자릿수로 대폭 증가한다든가, 반도체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선다든가, 외국인 매물이 일단락되는 등의 호재가 나오지 않으면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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