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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26일 23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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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 소재 지질관측소는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이 이날 오전 7시반경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175㎞가량 떨어진 바글란 지역을 덮쳤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지진관측소 관계자들은 이번 지진의 진앙이 카불 북쪽 힌두쿠시 산맥이며 26일 오전에도 리히터 규모 4.0∼5.2의 여진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아프간 과도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18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엘리자베스 비어스 유엔 특사는 사망자 수가 4800명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하지 만갈 후사인 자연자원장관은 “현지 보고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정부 추정치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특히 바글란주 동부의 나린 지역이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며 피해 지역 대부분의 집이 흙벽돌로 허술하게 지어져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지휘 중인 아이더 칸 사령관은 수천명의 사망자 외에도 약 1500∼2000명이 실종됐다며 “온 도시가 송두리째 파괴됐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미라 잔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도 지진피해 지역에서 26일 새벽에만 약 600구의 시신이 수습됐으며 주택 4000여동이 무너지고 1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잔 대변인은 “텐트와 의료지원팀 의약품 식량 등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과도정부로서는 이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수반은 27일로 예정된 터키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피해 지역을 긴급 방문했다. 세계식량계획(WFP)과 러시아, 터키 등도 식량 및 의료 지원에 나섰다. 파키스탄 관리들은 이번 지진의 충격파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까지 전해졌다고 말했다.
아프간 북서부에서는 3일에도 리히터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한 70명이 숨졌으며, 98년 2월과 5월에도 북동부 지역 강진으로 약 9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
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