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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3월 25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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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블랑 만년필을 두고 갤러리아 명품관 김재환 바이어(30)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몽블랑처럼 이름만 들으면 당연히 프랑스 제품이라고 생각되는 명품 브랜드가 의외로 많다”면서 “프랑스어를 쓰는 나라가 꽤 많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프랑스제로 착각하기 쉬운 명품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몽블랑은 독일 브랜드〓명품 필기구 몽블랑은 190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그렇다면 왜 독일업체가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에 있는 산인 몽블랑을 브랜드로 썼을까. 이유는 몽블랑이 유럽 최고봉이기 때문이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몽블랑 만년필 펜촉에는 몽블랑의 높이인 ‘4810’이라는 숫자가 새겨있다. 이는 당시까지 알려진 몽블랑의 높이. 후에 정밀 관측 결과 몽블랑의 높이는 4807m로 밝혀졌으나 몽블랑은 아직도 예전 높이를 쓰고 있다.
몽블랑은 90년대 들어서는 필기구 전문 브랜드에서 탈피해 시계 지갑 벨트 다이어리 안경 선글라스 등 토털 브랜드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발리, 에벨, 피아제, 라프레리 등은 스위스 브랜드〓지역과 인종별로 35만개의 구두 모양 틀을 보유하고 있다는 발리는 스위스 브랜드다.
견고할뿐더러 아름다운 스포츠 시계 ‘에벨’도 스위스 제품. 보석시계의 대명사 ‘피아제’도 스위스가 자랑하는 명품 가운데 하나다. 피아제는 디자인과 경영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모든 부품을 자사에서 제조하고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보안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명품 화장품 가운데 하나인 ‘라프레리’도 스위스 브랜드. 프랑스어로 ‘초원’을 뜻해 자칫 프랑스 브랜드로 오인하기 쉽다. 스위스는 프랑스어가 공용어여서 프랑스어 브랜드 사용이 자연스럽다.
▽세계 각국의 프랑스어 브랜드〓프랑스가 패션의 나라인 데다 프랑스어 자체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줘 다른 나라에서도 프랑스어 브랜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명품 화장품 ‘드 라메르’는 프랑스어로 ‘바다로부터’라는 뜻이지만 사실 미국 브랜드다. 역시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피부의 열쇠’라는 뜻의 명품 화장품 ‘클레드포’는 일본 브랜드. 저자극성 화장품으로 유명한 ‘클리닉’은 미국 브랜드다.
프랑스어 단어가 아니지만 발음에 콧소리가 많이 들어가 프랑스어 이름으로 보이는 것도 많다. 일본 화장품 가운데 하나인 ‘케사랑파사랑’은 ‘이응’이 많이 들어가 프랑스어처럼 보이나 이집트 시대에 분가루를 먹고살던 미생물의 이름으로 고대 이집트어다.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