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3월 8일 18시 5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특히 이번 정계 개편 움직임은 앞으로 전개될 ‘3김(金) 이후’의 새 질서 속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목표 아래 행위 주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각개약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흐름이란 점에서 그 파장이 종전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관련기사▼ |
- 박근혜-이수성씨 “신당 창당” |
여기에다 신당 창당 움직임의 중핵적 역할을 맡고 있는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경우는 늦어도 4월 중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신당을 창당한 뒤 6월 지방선거에서 기존 정당들과 승부를 겨룬다는 목표인 것으로 알려져 정계 개편 흐름은 예상보다 급류를 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전례에 비추어 정계 개편이 항상 임계점을 넘을 만큼 충분한 힘이 모이지 못할 경우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쳐왔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단기적으로 대규모 정계 개편의 성사 여부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행보라 할 수 있다.
‘영남 후보’가 됐건 ‘반 이회창(李會昌) 연대’가 됐건 새로운 연대의 결성에서 빠질 수 없는 중핵세력인 데다 실제 YS의 경우 이회창 총재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 의원측과 YS측은 조만간 이뤄질 양자 회동에 앞서 물밑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대 결단 임박설’이 나도는 민주당의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의 경우 동반이탈 예비군이 20여명이 넘는다고 장담하고 있어 이 세력까지 합류할 경우에는 영남신당의 범주를 넘는 동서화합형의 신당 창당도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이 경우에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이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3김(金)세력+α’를 주창해온 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 등도 합류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의원의 세력과 자민련 및 민국당 정도가 결합하는 보수연합의 출현 가능성은 다소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박 의원측도 이럴 경우에는 차라리 독자신당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경우에든 현실적으로는 합종연횡의 최종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개의 고비가 예상된다. 특히 대권-당권의 분담문제의 경우 조정이 쉽지 않은 사안이다.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탈당 여부도 여권 분열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은 여러 갈래의 흐름이 합류했다가 갈라지면서 정국의 유동화 요인이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동관기자 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