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의 자아경영]단순한 접근이 사고력 계발 첩경

  • 입력 2002년 3월 8일 17시 22분


생각이 솔솔~ 여섯 색깔 모자/에드워드 드 보노 지음 정대서 옮김/9800원 288쪽 한언

저자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아마도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인 듯 하다. 그러나 이 사람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사고력 계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있는 컨설턴트 중의 하나다. 영국 캠브리지 출신 철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심리학, 의학, 생리학에 또한 조예가 깊다. 특히 이 책은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쉽고도 획기적인 고전이다. 1985년 출간되어 기업의 현장에서 실용적 효과가 입증되어 왔다.

명료한 사고의 가장 큰 적은 복잡함이다. 복잡함은 혼란이다. 우리는 생각할 때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한다. 정보, 감정, 비판, 가능성, 창조력 등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머리 속을 휘젓게 된다. 저자가 고안한 측면사고 (lateral thinking)에 기초한‘생각하는 방법’의 핵심은 한 번에 한 측면만을 본다는 것이다.

여기 집이 있다. 네 사람이 각각 한사람씩 집의 네 측면에 서있다. 각자 자기가 본 것을 이야기한다. 다른 곳에 서서 다른 것을 본 사람들은 자기가 본 것을 이야기 한다. 곧 논쟁이 시작된다. 부질없는 논쟁 속에 자존심이 개입되고, 서로 다른 주장이 이해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른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의사결정 방법이었다. 이번에는 네 사람을 집의 정면에 함께 세운 다음 본 것을 이야기하라고 요구한다. 한 사람이 볼 때 보다 더 정교한 내용들이 파악된다. 다음에는 집의 측면으로 함께 옮겨가 모두에게 본 것을 이야기하라고 다시 시킨다. 이런 식으로 네 명이 돌아가며 함께 집의 네 측면을 모두 보게되면 우리는 집에 대하여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된다.

‘한 번에 한가지 측면만을 생각하게 해준다’는 이 단순한 원칙은 그러나 효과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준다. 부질없는 논쟁이 줄어 효율적이다. 의사 결정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상대방의 자아나 성격을 공격하지 않음으로써 자존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한 번에 하나씩 해결함으로써 전체의 그림을 가질 수 있다. 마치 칼라 인쇄기가 한 번에 한 색깔만 칠하지만 결국은 모든 색깔을 다 표현하듯이 말이다.

지금은 역동의 시대이다. 어느 길로 가야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대신 앞으로 어디로 길을 낼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판단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해야한다. 현재의 상태(what is)를 확인할 뿐 아니라 가능성(what can be)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여섯 색깔의 모자를 쓰고 여섯 가지 측면의 관점에서 개인이나 집단이 전체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읽고 일상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만 하다.

변화경영전문가 bhgoo@bhg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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