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정민태가 왕따(?)"

  • 입력 2002년 3월 8일 15시 45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정민태가 코칭스태프의 불공정한 처사에 분노하고 있다.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자신은 정규시즌 1군 후보에 올려놓지 않고 지난 2일 다이에전에서 3이닝동안 3실점하며 별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 외국인 투수 존 워스딘에게만 기회를 주고 있는 것.

정민태는 자신의 실력은 인정해 주지 않고 다른 외국인 선수와의 차별 대우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입장.

특히 1군에 소속되어 있는데도 2군에서 훈련을 시키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일 자이언츠 구장에서 열린 자이언츠 2군과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내보낸 것도 정민태 본인으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등판이었다.

사실 한국에서 최고 투수로 인정을 받아 일본에 온 정민태로서는 한국팀을 상대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그야말로 망신을 당하는 것이기 때문.

결국 정민태는 이날 경기에서 한국프로야구 최강의 타력을 갖춘 삼성 타자들에게 뭇매를 맞았고 그 동안 쌓여왔던 감정이 폭발했다.

인터뷰에서 “맘대로 하라고 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화가 난 정민태.

한국선수들과의 부담스러운 경기를 피하고 대신 일본팀의 2군 선수들과 경기하겠다고 했지만 거절 당했고 1군 경기에서의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는 등 정민태가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한 일.

하지만 일본프로야구의 냉엄한 현실은 계속 정민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 5일 일본의 스포츠 신문인 닛칸스포츠에서는 요미우리 하라 감독의 선발 구상을 보도했는데 6인의 선발명단에 정민태의 이름은 빠져 있었고 대신 오른손 구원투수로 소개되었던 것.

이후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부진한 모습까지 보인 정민태, 지금 상황으로선 1군에서 선발 진입은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는 모습이다.

또 요미우리 코치진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100승 투수라고 오만하다”는 말까지 흘러나올 정도로 정민태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은 상황.

이대로 가다가는 정민태도 이종범과 정민철이 일본야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정민태가 주위의 불신을 깨뜨리고 1군에서 당당히 선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극복하는 방법만이 남아있다. 15일 히로시마전에서의 성적이 정민태의 야구 인생의 중요한 기로가 될 전망이다.

[제공 : http://www.entersport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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