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이광형/성공은 선택이다

  • 입력 2002년 3월 3일 18시 24분


3월과 함께 새 학기가 시작됐다. 전국의 초·중·고교와 대학은 일제히 입학식을 갖고 신입생을 받아들였다. 코흘리개 초등학교 입학생부터 세상을 훔칠 것 같은 야망을 품은 대학생까지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위한 꿈을 키우고 있다. 나는 성적을 10등 안으로 올리겠다, 운동을 잘해서 대표선수가 되겠다, 영어를 마스터하겠다, 컴퓨터 도사가 되겠다, 리더십을 발휘해 보겠다, 혹은 기업을 일으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꿈도 있을 수 있다. 모두가 각오를 다지는 계절이다.

▷새삼스럽게 찾아본 국어사전에는 성공이란 ‘목적을 이루는 것’이라고 돼 있다. 목적을 달성하려면 자기 자신의 능력함양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엔 당연히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수반하게 된다. 편안하고 안락한 ‘넓은 문’을 버리고 힘들고 험한 ‘좁은 문’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애초의 목표의식은 흐려지고 현실과 타협하며 나태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성공은 선택이다(Success is choice)’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선택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처럼 들린다. 혹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 같기도 하다. 그러나 강연을 들어보니 전혀 딴판이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길이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일어날까, 좀 더 잘까’를 선택한다. ‘공부를 조금 더 할까, 놀까’ 선택한다. ‘직장에 들어갈까, 개인사업을 시작할까’ 선택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이어지는 선택의 결과가 쌓여 인생을 만들고, 그것이 성공과 실패를 결정한다.” 성공은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쇼트트랙 선수의 금메달은 앞에 내민 스케이트 날 1㎝에서 결정된다. 경마선수의 우승은 말의 코끝 1㎝가 결정한다. 인류의 삶을 바꾸는 과학자의 발견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본 실험에서 얻어진다. 성공이란 처음부터 대단한 것이 아니다. 조그만 것들의 집합이다. 그는 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뜰 때 한번만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나와 싸워 이기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과 싸워 이길 수 있겠는가.” 평생 동안 ‘좁은 문’을 선택해 미국에서 실리콘밸리 신화를 이룩하고, 이제 고국의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겠다는 ‘74세 청년’ 이종문 회장의 말이다. 각오를 다지는 입학의 계절에 새겨들을 말이다.

이광형 객원논설위원 KAIST 미래산업 석좌교수 khlee@if.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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