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원은 자신의 인척으로부터 돈을 받았으나 그 돈이 이씨의 것인 줄은 뒤늦게 알았다고 변명한다. 후원금 명목으로 받았을 뿐이라는 것인데 한마디로 믿기 어렵다. 각종 게이트에 연루된 이 정권의 핵심 인사들이 거의 모두 그랬듯이 김 전 의원은 처음 “이씨의 돈을 받은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가 몇 시간 만에 “총선 자금이었고 인사한 적은 있다”고 말을 바꿨다.
정상적인 후원금이면 공식적인 후원회 계좌에 입금시키면 된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차명계좌에 넣었다가 현금으로 인출했다. 구린 돈이어서 세탁을 하려 한 냄새를 지우기 어렵다. 더구나 특검은 당시 차명계좌에서 함께 빠져나간 돈이 2억6000만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돈 중 일부가 민주당의 다른 의원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특검이 곧 김 전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으니 그 결과를 지켜볼 일이지만 지금까지 나온 의혹만으로도 그 파장이 간단치 않을 것이다.
‘이용호 게이트’는 대통령 처조카에다 국가정보원 검찰 군 등 국가 주요기관이 총동원된 권력형 비리의 종합판이다. 여기에 집권당 후원회장이던 인물까지 그 이름을 올렸으니 과연 ‘게이트’의 끝은 어디이고 비리의 ‘몸통’은 누구인지, 의혹은 점점 부풀려지는 형국이다. ‘당의 돈줄’에게 흘러든 돈이 얼마이고, 빠져나간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이 모든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지 못한다면 현정권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