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찜질로… 한약으로… 체력관리 ‘백태’

  • 입력 2002년 1월 21일 17시 24분


사례 하나.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미국에서 골드컵에 참가중인 국가대표선수들을 위해 가물치와 흑염소를 긴급 공수했다. 이는 음식이 낯선 외국에서 선수들의 체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조치.

‘체력이 곧 돈’인 프로스포츠 선수들에게 몸관리는 생명이다. 일반인들은 감히 식용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혐오식품이라도 몸에만 좋다면 꺼리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통적인 보양식품으로 각광받았던 각종 야생동물 복용이 법으로 금지되자 선수들의 체력관리 비법도 크게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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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 시즌을 맞은 프로농구 선수들. 올시즌을 앞두고 대거 ‘합법적인’ 체력관리법으로 전향했다.

대표적인 예가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인 허재(37·삼보 엑써스). 선수시절내내 뱀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었던 허재는 올시즌부터 찜질방과 자전거타기로 체력유지법을 바꿨다. 허재는 원주 숙소 인근의 찜질방에서 땀을 빼고 스트레칭을 하며 근육을 풀어주는데 재미를 붙였다. 경기 전날 찜질방을 찾는 것은 당연 코스.

하지만 진짜 ‘찜질방광’은 팀 후배인 양경민으로 매일 찜질방을 찾아 2시간 이상 머물며 3,4차례 땀을 빼는 특이 체질이다. 찜질방에서 먹는 달걀 10개와 미역국도 양경민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보약.

신세대의 기수 주희정(삼성 썬더스)과 조상현(SK 나이츠)도 한때는 뱀 애호가였지만 최근에는 한약으로 바꿨고 이상민은 시즌전 한차례 복용하는 한약으로 시즌을 버틴다. 피부가 좋지 않은 서장훈(SK 나이츠)도 특별 조제한 한약을 시즌내내 복용하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SK나이츠 의무트레이너 문홍수씨는 “예전과 달리 식단이 좋아져 기본 식사량만으로 체력을 유지하는 선수가 많다”며 “보양식품이나 보약은 심리적인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외국인 선수들은 어떻게 체력을 유지할까. 국내선수들에 비해 기본체력이 월등한 이들은 규칙적인 식사에다 종합영양제를 첨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한국생활이 오래된 조니 맥도웰(SK 빅스)과 재키 존스(KCC 이지스)는 홍삼엑기스로 힘을 보충하고 있어 이채.

또 웨이트트레이닝이 생활화된 용병들 덕분에 국내 선수들 사이에 웨이트트레이닝 붐이 일고 있는 것도 이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한편 LG 세이커스는 땀을 많이 흘리는 선수들을 위해 루이보스차와 물에 타 마시는 단백질 분말을 체육관과 식당에 비치했고 SBS 스타즈는 영양보조제와 웨이트 트레이닝에 효과가 좋은 단백질 정제를 선수들에게 제공해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동양 오리온스는 최근 주전들에게만 120만원 상당의 한약을 제공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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