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하이닉스 후폭풍에 중소형주 휘청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33분


하이닉스반도체의 후폭풍(後暴風)에 중소형주 주가가 대거 하락했다.

19일 국내 증시에서는 거래소와 코스닥 두 시장을 합쳐 주가가 떨어진 종목 숫자가 무려 1133개를 기록했다. 거래소에서는 종합주가지수가 3.29포인트 올랐는데도 하락 종목 숫자가 561개로 상승 종목 숫자 233개를 2배 이상 추월하는 이상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는 지수 관련 대형주들이 비교적 선전한 반면 중소형주들이 대거 하락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

중소형주들이 몰려있는 코스닥시장의 상황은 더 나빴다. 하락 종목 숫자가 무려 572개로 상승 종목 116개의 5배에 육박했다. 코스닥지수는 1.76포인트(2.54%) 하락한 ‘약세장’ 수준이었지만 주가가 오른 종목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체감지수는 낮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증시에 대한 신뢰가 크게 약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특히 18일 발표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도시바 공장 인수로 저가 대형주의 대표격인 하이닉스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 악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18일 하한가로 추락했던 당사자 하이닉스의 주가는 19일 2.64% 하락으로 진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불투명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역시 국내 증시의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라는 우려를 갖게 됐다. 증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진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계기로 대거 주식을 정리하면서 중소형주의 주가가 급락한 것.

반면 지수관련 대형주들은 외국인지분이 이미 높아질 만큼 높아져 약간의 매수세만으로도 주가가 유지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대형주가 현상을 유지하고 중소형주가 대거 몰락하는 ‘차별화 장세’가 19일 증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증시가 전체적으로 오르면 중소형주도 따라 오르는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중소형주가 시장을 주도해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주가 차별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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