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연말 증시의 3가지 악재

  • 입력 2001년 12월 17일 18시 24분



더블위칭데이(선물 옵션 동시만기일·13일)만 무사히 넘기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올 것 같던 국내 증시가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주춤거리고 있다.

많은 외국인 딜러들이 훌쩍 연말 휴가를 떠나버린 데다 미국 기업들이 예상 밖의 실적 악화를 보이고 있는 것. 게다가 엔화의 약세도 국내 증시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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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딜러의 연말 휴가〓외국인 딜러들은 연말에 보통 1, 2주 동안 휴가를 떠난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긴 하지만 10월 이후 전적으로 외국인투자자에게 의존해왔던 국내 증시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충분히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사둔 외국인들이 ‘주가도 올랐으니 연말까지 속 편하게 주식을 팔고 기다리자’고 나설 경우가 문제다. 14일에 이어 17일에도 외국인은 1000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하며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양증권 김주형 과장은 “미국 증시도 부진하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세여서 외국인들이 연말까지 국내 증시에 대해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엔화의 약세〓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종합주가지수도 하락한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일본 수출업체들은 경쟁력이 생기는 반면 그들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업체들이 고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문제는 엔화 약세 추세가 쉽게 진정될 것 같지 않다는 데에 있다. 또 당초 증권가에서는 이번 랠리를 분석하면서 환율 변수를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증시로서는 의외의 걸림돌을 만난 셈이다.

▽미국 기업의 실적 악화〓지난주 제약업체 머크의 실적 부진 경고가 미국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1월 중순까지 이런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진다.

현재 미국 증권가에서는 올해 4·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해 전문가 중 약 45%가 부정적으로, 25%가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편.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앞으로 발표될 부진한 실적들이 경기 악화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경기 바닥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의미하는지가 앞으로 주가 움직임의 관건”이라면서 “일단 연말까지는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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