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압구정동 미꾸라지, 음식점이 아닙니다"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07분



“보초병은 누구고 압구정동 미꾸라지는 누구야?”

주식시장에는 증권사에 소속된 유명 애널리스트들처럼 재조(在朝)의 고수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활약하는 재야(在野)의 고수도 적지 않다.

이들은 ‘재야’답게 본명을 감추는 대신 필명이나 별명으로 더 유명해진 경우가 많다. 이렇게 알려진 별명 중에는 그 사연을 알고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재미있는 것들도 적지 않다.

한 때 실존인물인지 여부가 화제가 됐던 ‘압구정동 미꾸라지’는 살벌한 선물시장에서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이름을 날린 선물시장의 고수.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해 시장이 변해도 큰돈을 잃지 않는다. ‘미꾸라지처럼 위험을 잘 빠져나간다’는 평가로 이런 별명이 붙었다. 초기 국내 선물시장에서는 ‘목포 세발낙지’로 알려진 전 대신증권 목포지점 장기철씨와 함께 ‘수산물 듀오’로 이름을 날렸다.

싱크풀의 사이버 고수 ‘봉당구’. 이 필명은 그가 대학을 다닐 때 즐겨 이용하던 당구장 이름이다.

당시 그는 이 당구장에서 내기당구를 통해 차를 한 대 사기도 했다. 증시에서도 그런 행운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필명을 사용한다고 한다.

여러 증권전문사이트에서 ‘보초병’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동운씨. 그는 주식시장에서 정보나 실력이 취약한 개미들의 재산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공세로부터 지켜주는 ‘보초병’이 되겠다는 의지로 이런 이름을 스스로 붙였다.

싱크풀 해외증시분석가인 ‘영원한 미소’는 살벌한 주식시장에서 손해를 봐도 늘 웃고 지내자는 의미로 이런 필명을 지었다. 그는 “‘영원한 미소’라는 미술학원이 하도 많아 내게 미술학원을 운영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름만 들으면 재야인사로 착각하기 쉬운 ‘알프레드 박(한국 이름 박일수)’은 동양증권 소속 투자전략가로 직책은 부장이다. ‘알프레드 박’이라는 이름도 그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사용했던 이름으로 필명이 아니라 엄연한 본명. 증권가에서는 줄여서 ‘알박’으로 통한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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