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아직도 '겨울'…저축률 85년이후 최저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8시 17분


국민생산은 다소 늘었지만 국민소득은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력 수출상품의 가격은 내리고 수입물가는 오르는 바람에 국민이 생산증가에 따른 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12일 ‘3·4분기 국민소득 잠정추계 결과’를 발표하며 “3·4분기 중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04조23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2% 증가에 그쳤다”며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8%를 크게 밑돈다”고 밝혔다.

실질 GNI란 한 국가의 국민이 일정기간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으로 무엇을 얼마나 살 수 있느냐를 수치화한 것. 생산량은 동일하더라도 수출품의 가격이 떨어진다면 벌어들인 소득으로 해외에서 사들일 수 있는 능력은 줄기 때문에 흔히 국민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불린다. 실제로 3·4분기 중 반도체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돼 생긴 ‘무역 손실’은 18조원을 웃돈다.

다만 7, 8월부터 교역조건이 다소 나아지면서 이 같은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3·4분기의 격차는 1.6%포인트로 전년 동기의 5.6%포인트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은 경제통계국 정정호 국장은 “최근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가격이 상승하고 주된 수입품인 원유가격은 미국 테러 이후 30% 이상 하락해 향후 체감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총저축률은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나 85년 1·4분기의 22.3% 이후 가장 낮은 27.8%로 나타났다. 정 국장은 “선진국일수록 소비가 고급화해 저축률이 감소하지만 너무 급격히 떨어져 총저축률이 총투자율에 못 미치면 경상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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