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월드컵 관광객 렌트카 대란 우려

  • 입력 2001년 12월 6일 18시 29분


내년 6월 월드컵 대회 때 한국을 찾아올 외국 관광객들이 렌터카를 구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대회 기간에 한국을 찾을 외국 관광객은 최소 36만명(입장권 판매 기준)에서 최대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국내에서의 이동과 관광을 위해 외국에서 일상화된 렌터카를 이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렌터카 대여는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렌터카 업계의 증가 현황
연도19881998199920002001
6월현재
업체(개)42131170268287
차량(대)36142만88033만88845만50526만1059

현재 국내 렌터카 업계가 보유한 차량 6만1000여대 가운데 70∼80%가 기업체 등과 한달 이상의 계약을 맺고 장기 대여 차량으로 사용 중인 데다 그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

국내 굴지의 렌터카 업체인 K사의 경우 전체 차량 6300여대 중 75%가 장기 대여 중이며 D사도 3300여대의 차량 중 장기 대여 비율이 70% 이상이다.

또 최근 대기업들이 잇따라 설립한 렌터카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의 차량이 장기 대여로 사용 중인 데다 나머지 중소업체들도 장기 대여 비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실정.

이처럼 렌터카 업계에서 장기 대여를 선호하는 것은 고정 고객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확보 때문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대회 기간의 외국 관광객의 단기 대여 수요조차 예측하지 못한 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K사 관계자는 “대회 기간에 외국 관광객들의 단기 대여가 늘어날 것으로는 예상하지만 수지가 맞지 않아 대책을 망설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각종 행사지원 차량을 늘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최지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공동 개최국인 일본에 비해 국내 개최지의 열악한 교통 사정을 감안하면 외국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를 보장할 수 있는 관련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통개발연구원은 7월 한 보고서에서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개최지의 경우 경기 후 관람객들의 원활한 귀가를 책임질 교통 대책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국내 10개 개최지의 경기장 인근 교통 실태를 둘러본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은 축구팬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체계적인 수송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당국은 대회 기간에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을 확충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책이라고는 대회 기간에 외국 인사와 각국 축구팬들의 국내 이동을 맡기 위해 일부 여행사와 렌터카 업체 등이 공동 참여하는 ‘월드컵 수송관광사업단’이 출범한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소화 가능한’ 외국 관광객수는 최대 7만여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나머지 관광객의 이동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월드컵 대회 중 외국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위해 렌터카의 단기 대여 활성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지만 렌터카 업체들이 스스로 단기 대여 비율을 늘리지 않는 한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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