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조 추첨 이모저모]포르투갈, 한국과 한조 환호

  • 입력 2001년 12월 1일 23시 39분


○…1일 열린 2002월드컵 조 추첨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아프리카의 최강 나이지리아마저 F조에 배치돼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의 월드컵 역사상 가장 치열한 ‘죽음의 조’가 형성된 것. F조의 마지막 팀을 결정하는 구슬 뚜껑을 연 미셸 장 루피넨 국제축구연맹(FIFA) 사무총장은 주인공이 나이지리아로 밝혀지자 놀라움을 표시했고 장내에서도 탄식과 웅성거림이 크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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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추첨자 소개에서 ‘축구 황제’ 펠레가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아 역시 축구팬들 사이에선 최고 인기임을 증명. 사회자가 펠레를 소개할 때 환호성과 함께 큰 박수가 터져 나오자 펠레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며 답례.

○…정몽준 FIFA부회장은 조 추첨식에서 검은색 두루마기 한복을 입고 나와 눈길. 정 부회장은 한국에서 열리는 조 추첨식인만큼 한국의 전통을 강조하기 위해 의상에 신경 썼다는 후문.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은 조추첨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추첨이 끝나 홀가분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히딩크 감독은 “그러나 폴란드, 미국, 포르투갈 등이 쉬운 상대는 아니다”라며 “미국은 결코 약한 팀이 아니며 폴란드 역시 유럽에서 가장 쉽게 지역예선을 통과한 팀 중 하나”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에 대해서도 “알려진 대로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또 “이미 미국, 폴란드, 포르투갈 등에 대해 상당히 알고 있으나 앞으로 더욱 많은 점을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르스 아레나 미국대표팀 감독은 “홈팀인 한국, 세계 최강 포르투갈과 한 조에 속해 힘든 라운드를 치를 것”이라고 조추첨 결과에 대해 평가를 내렸다. 아레나 감독은 “한국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면서 “친선 경기를 갖게 되면 서로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레나 감독은 “내가 스케줄을 잡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과 몇 차례 친선 경기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탤런트 송혜교가 이미 조 배정을 받은 개최국 한국과 일본,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 등 3개국 외 시드 배정을 받은 1그룹 5개국의 추첨을 가장 먼저 맡아 이들의 위치를 결정했다. 송혜교는 C조 1그룹 추첨에서 브라질을 뽑아 지난 대회 우승팀인 현 세계 최강 프랑스와 월드컵 최다 우승팀(4회)인 브라질이 한국에서 모두 경기를 하게 됐다.

○…조 추첨식 축하공연에서 국내 인기가수 유승준과 조상현의 판소리 공연은 전통과 현대를 조화한 흥미로운 공연이었음에도 모두 ‘립싱크’라 아쉬움. 댄스가수인 유승준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기 힘든 상황임을 이해해도 한국의 전통소리를 전세계에 알리는 판소리 ‘뱃노래’ 공연은 생음으로 소화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받기도.

○…루피넨 FIFA 사무총장은 무려 5개국 언어로 인사말을 하며 조 추첨을 시작. 루피넨 사무총장은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 부산, 안녕하십니까 전세계 여러분, 이제 2002 FIFA 한일월드컵 조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인사한 데 이어 공동개최국인 일본어, 지난 대회 우승국인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로 차례로 인사말을 반복했다. 루피넨 사무총장은 이날 세련된 무대 매너로 능숙하게 추첨식을 진행했다는 평가.

○…한일 양국에서 개최되는 데다 대륙별 안배 원칙이 적용돼 복잡함을 더한 이번 조 추첨은 13개의 포트를 사용, 크게 2가지 단계로 이뤄졌다. 우선 추첨자가 그룹별로 나눠진 5개의 포트에서 공을 꺼내 각국의 조를 결정하는 추첨을 하면 뒤이어 다른 추첨자가 그 국가가 속하게 된 조의 포트에서 공을 꺼내 각 조 2, 3, 4번 국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 추첨식장에서 공동개최국인 한국, 일본과 같은 조에 배치된 국가의 팀 관계자들이 크게 환호성을 울려 눈길. 포르투갈과 폴란드 관계자들은 한국과 함께 D조에 배치되자 ‘빙고’를 외쳤고 러시아와 벨기에의 관계자들도 일본과 같은 조에 편성되자 함성을 보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의 이점으로 톱시드를 받긴 했어도 사실상 최하위인 4그룹의 실력에 속하는 팀들이기 때문.

○…이날 조추첨식에 참석한 필립 트루시에 일본 감독은 추첨 결과에 대해 “유럽 2개팀, 아프리카 1개팀과 한조가 됐는데 묘하게도 내가 사용하는 프랑스어를 쓰는 나라가 둘씩이나 있어 커뮤니케이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며 “러시아 벨기에 등 한조에 속한 팀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여서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세계 최강 팀들과 한조에 속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분석.

또 보라 밀루티노비치 중국감독은 “중국은 본선에 나가는 것만으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며 “상대팀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남은 기간 차분히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마지막 50%의 확률을 넘어서지 못한 채 유럽 2개 팀과 한 조에 속하게 되자 아쉬움의 탄성이 조 추첨장 곳곳에서 쏟아졌다.

유럽팀들이 속한 2그룹 추첨에서 강호 포르투갈이 D조에 배정돼 가뜩이나 가슴을 졸였던 한국은 나머지 유럽 3개팀 중 두 팀이 다른 조에 배정됐지만 마지막으로 남았던 폴란드가 브라질이 속한 C조를 외면한 채 결국 D조로 쫓아오자 장내에는 탄식이 잇달았다.

○…케이스 쿠퍼 FIFA 대변인은 본선 조 추첨 행사가 끝난 뒤 “여러 종류의 음악, 색상, 율동이 어우러진 멋진 행사였다”며 “우리는 한국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를 알게 됐으며 한국은 큰 행사를 완벽하게 조직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찬사.쿠퍼 대변인은 또 “음악이 최고의 조화를 이뤄냈고 조 추첨을 진행한 루피넨 사무총장 역시 작은 실수도 하지 않고 잘 해냈다”며 “이제 우리는 완벽한 대회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부산〓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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