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0월 25일 19시 1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해안스님은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7세때 전남 장성 백양사로 출가해 학명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금산사 서래선원 조실 등을 역임한 그는 생전에 통도사 경봉스님과 함께 ‘전라도에는 해안, 경상도에는 경봉’으로 불릴 정도로 선사로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50년대 정화당시 대처 비구 그 어느쪽에도 가담하지 않고 오직 선방에서 정진하는 데 진력하면서 현 조계종단내에서 소수세력에 머물고 말았다.
최근 불교계에서는 성행하고 있는 재가자를 위한 단기출가 프로그램은 해안스님이 30여년전에 전등사를 중심으로 시작한 것이다. 그가 1967년 참선에 뜻을 둔 재가불자들을 규합해 창설한 ‘불교전등회’는 이후 생겨난 각종 시민선방의 모델이 됐다.
상좌인 전등사 주지 동명(東明)스님은 1960, 70년대 어렵게 구한 녹음기로 스승이 법문하는 곳을 일일이 따라다니면 녹음한 테이프를 최근 2년간 모두 정리해 ‘해안집’을 3권으로 완간했다. 당시에는 사찰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법회시간내내 발전기를 돌리면서 녹음했다. 현 조계종 교육원장인 무비(無比)스님은 “금강경 강의는 해안스님이 최고였다”며 “그 강의를 복원한 것은 불교사 연구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