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비서실장 ‘民無信 不立國’ 강조

  • 입력 2001년 10월 5일 22시 56분


“국가 정책이 역사적 요청에도 맞고 국민의 여망에도 부합하는 경우에는 매우 다행스럽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대중적 인기보다 역사적 당위성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

이상주(李相周) 대통령비서실장은 5일 취임 후 첫 월례조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의 무게중심이 인기보다 ‘역사와 대화한다는’ 자세에 두어져 있는 만큼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민심과의 ‘거리’를 좁히도록 보좌진이 애써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 실장은 이와 관련,‘민무신 불립국(民無信 不立國·백성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나라가 제대로 설 수 없다는 뜻)’이란 논어 구절을 인용하며 “우리 비서실은 대통령께 가공되지 않은 민심을 전달해 (대통령이) 국민의 어려움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비서실이 언제나 공명정대하고 불편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정확한 민심 파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실장은 또 “비서실에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정착될 때 적실성 높은 정책, 부작용 없는 정책, 실수 없는 정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쿠바 침공과 관련해 이를 결정할 때 집단토론과정에서 반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결여돼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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