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CEO]"국산 러닝머신 돌풍 기대하세요"

  • 입력 2001년 9월 25일 19시 20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러닝머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내 러닝머신시장은 대만제품이 석권하고 있다. 특히 가정용 러닝머신은 거의 전부가 대만제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여기에 토종기업인 자코휘트니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코는 ‘자랑스런 코리아’의 줄임말. 러닝머신의 속도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모터콘트롤러를 만드는 수송전자에서 출발했다가 98년 2월에 아예 회사이름까지 바꾸고 러닝머신 완제품 제조회사로 변신했다.

올해 자코휘트니스의 예상 매출목표는 130억원.이 가운데 수출이 절반이 넘는 70억원이다. 요즘은 갑자기 주문이 밀려 40%정도밖에 소화를 못하는 실정. 다음달 시화공단의 새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내년 매출은 35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이 땅에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렇듯이 자코휘트니스의 박웅규(朴雄奎·45)사장 역시 회사를 일정 궤도에 올리기까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공고를 나온 박 사장이 처음 주목을 받은 계기는 대전엑스포에서 전기자동차 23대에 장착한 모터콘트롤러를 선보이면서부터. 손재주가 있던 박사장이 외국제품을 혼자 뜯어보고 개량한 작품이었다. 제법 회사가 순풍을 타며 발전하려던 98년 초 납품하던 회사가 부도를 냈다. 박사장 역시 연쇄 부도위기에 몰렸다.이 때 위기에서 구한 곳이 대전엑스포에서 박사장의 제품을 눈여겨 보아두었던 미국의 대형 운동기구 도매업체. 직원 8명의 회사에 180만달러의 주문을 한꺼번에 냈다.

이후 박사장은 본격적으로 미국시장을 개척했다. 미국에서만 하루 3∼4번씩 비행기를 갈아타는 강행군 속에서 바이어들을 찾아다니며 일일이 제품 설명을 했다. 극도의 긴장속에 벌이는 게릴라식 수출상담이었다.

“휴스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간단한 기내식으로 빵을 먹는데 뭔가 딱딱한 게 씹히더라구요. 자세히 보았더니 내 앞니가 빵속에 묻혀있었습니다. 잇몸에는 전혀 이상이 없었는데 긴장과 피로 때문에 이가 쑥 빠졌던 모양입니다”

이런 열정적인 노력덕분에 박사장은 98년말에 ‘1백만불수출의 탑’을 받았다.지난해에는 벤처디자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사장은 “국내 가정용 러닝머신시장규모가 1200억원정도로 추산되는만큼 시장개척 여지는 무궁무진한 셈”이라며 “앞으로 러닝머신만 30∼40대 설치해두고 싼 값에 달리기를 할 수 있는 ‘달리기방’ 체인사업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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