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중고교 교사 100여명이 만든 일본의 ‘평화·국제교육연구회’는 과거 일본의 한국침략과 가해 역사를 상세히 담은 64쪽짜리 ‘한국수학여행 핸드북’(평화문화출판사)을 최근 펴냈다.
7명의 집필자 중 한 명인 오키무라 다미오(沖村民雄·53) 교사는 “일본 학생들이 일제의 식민지배와 이에 맞선 한국인의 독립운동은 알고 한국 수학여행을 떠났으면 하는 생각에서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일본의 침략과 한국합병’에서 “1905년 11월 일본군이 왕궁을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조선 정부의 각료회의장에 나타나 외교권을 포기하는 을사조약에 서명하라고 윽박질렀다”고 기술했다. 또 “조선총독부의 지배는 너무나도 가혹했다”며 군위안부, 강제 징병 및 징용, 창씨개명, 황국신민화정책 등을 열거했으며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해서는 “일국의 왕비를 살해한 폭거였다”고 규정했다.
안중근(安重根) 윤봉길(尹奉吉) 유관순(柳寬順) 윤동주(尹東柱) 등 일제에 저항했던 인물의 생애와 주장 등을 기념관, 생가, 시비(詩碑) 등의 사진을 곁들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 탑골공원 서대문독립공원 제암리교회 나눔의 집 독립기념관 등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일본군이 과거에 저지른 학대, 강제연행과 강제노동, 성노예 등의 사실을 직시하고 희생자를 추도하며 소송을 지원하자”고 촉구했다.
오키무라 교사는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한일 청년간 교류가 더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