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US오픈]이형택 '올해는 스타'

  • 입력 2001년 8월 27일 18시 37분


이형택(왼쪽)이 연습 후 기다리고 있던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이형택(왼쪽)이 연습 후 기다리고 있던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뉴욕〓김종석기자>
현역 시절 테니스 코트의 ‘악동’으로 이름을 날리다 TV 해설가로 변신한 존 맥켄로(미국)는 지난해 US오픈에서 이형택(삼성증권)과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16강전을 중계했다.

당시 맥켄로는 두 선수를 비교하면서 샘프러스의 US오픈 우승횟수보다 이형택이 이 대회에서 승리한 경기수가 더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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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프러스는 4차례나 정상에 오른 반면 1∼3회전을 거치는 동안 3승을 올렸을 뿐이었던 이형택은 낯선 동양인으로 철저하게 무명이었던 것. 하지만 이형택은 27일 밤 개막된 올 US오픈에서는 1년 사이에 새삼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아 변변한 연습파트너도 못 구했고 예선 탈락한 미국인 대학선수를 상대로 겨우 몸을 풀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테일러 덴트(미국) 라이너 슈틀러(독일) 마이클 크라토치빌(스위스) 등 본선에 오른 정상급 프로와 워밍업을 했다. 올 호주오픈에서 16강에 올랐던 세계 랭킹 59위 슈틀러는 26일 이형택과 연습경기를 한 뒤 “지난해 보다 실력이 훨씬 늘었다”며 “훈련 효과가 그만”이라고 말했다.

내로라 하는 프로 사이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이형택은 경기장인 뉴욕 플러싱메도의 국립테니스센터에서 테니스 팬으로부터 사인 요청을 받으며 유명세를 누리기도 했다.

한국인 여자선수로는 사상 3번째로 본선 진출권을 따낸 조윤정(삼성증권)도 한층 격상된 대접을 받기는 마찬가지. 이번 대회 여자단식 1회전 출전만으로 이미 1만500달러의 상금을 확보했다. 이같은 금액은 그녀가 올 2월 다우코닝 챌린저대회(총상금 7만5000달러)에서 우승했을 때 받은 1만2000달러에 육박하는 것이다.

예선을 치를 때는 숙소에서 30분 거리의 경기장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다녔으나 예선 통과후에는 본선 진출자에게만 배정되는 대회 공식 승용차를 이형택과 함께 이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 남녀단식에 출전하는 선수는 128명씩 모두 256명. 이 가운데 동양인 선수는 남자 2명, 여자 5명 등 7명에 불과하다.

이형택과 조윤정은 “다른 무엇보다도 최고의 무대에서 뛰고 있다는 자신감이 가장 값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뉴욕〓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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