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종범 안타행진 18경기서 끝

  • 입력 2001년 8월 27일 00시 21분


야심차게 출범한 ‘기아 타이거즈’호가 침몰위기에 빠졌다.

이종범과 이강철의 합류로 중위권 포스트시즌 싸움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됐던 기아. 하지만 허술한 마운드에 서서히 물이 새며 난파 일보직전이다.

26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전에서 0-4로 패함으로써 최근 8경기에서 1승7패로 하향세. 2일 이종범 복귀 후 오히려 19경기에서 7승12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기아는 조금씩 순위를 까먹어 4위에서 7위까지 밀려났다. 기아는 에이스 최상덕(10승7패) 외엔 6승 이상을 따낸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마운드 누수가 심각하다.

체력이 부쩍 떨어져 최근 링거 주사까지 맞아가며 악전고투하고 있는 이종범은 볼넷 한 개만 얻었을 뿐 4타수 무안타에 그쳐 국내복귀 후 이어져 오던 18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마감했다. 기아팬들에겐 너무나 아쉬웠을 대목.

전날 만루홈런과 연타석 홈런을 때렸던 그는 특히 0-4로 뒤진 7회 1사 만루에서 투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9회 2사 1, 2루엔 마지막 타석기회가 돌아왔으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기아와 이종범을 한꺼번에 무너뜨린 주인공은 현대 2년차 왼손투수 마일영(20). 그는 대전고 시절 군산상고 이승호(현 SK)와 함께 최고의 왼손투수로 각광받던 유망주. 지난해까진 중간계투로 활약했으나 올해 선발로 변신, 현대 마운드의 한 축을 이뤘다.

마일영은 이날 140㎞를 웃도는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기아 타선을 9회까지 5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프로입문 후 자신의 첫 완봉승을 따냈다. 데뷔 2년 만에 시즌 두자리 승수(10승2패)까지 올려 기쁨 두 배. 현대는 1-0으로 앞선 2회 김인호가 3점홈런으로 팀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대전에서 LG는 0-1로 뒤진 5회 볼넷 3개와 집중 4안타를 묶어 5득점, 승기를 잡고 한화를 6-4로 눌렀다.

LG 마무리 신윤호는 7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와3분의 2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아 시즌 11세이브째(13승4패)를 거뒀다.

SK는 인천에서 난타전 끝에 삼성을 9-8로 힘겹게 누르고 5위로 올라섰고 롯데도 두산을 9-5로 꺾고 한 계단 오른 6위에 자리잡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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