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술끊은 댈리-운없는 노먼 "뭔가 보여주마"

  • 입력 2001년 8월 15일 18시 42분


‘백상어’ 그레그 노먼(46·호주)과 ‘필드의 악동’ 존 댈리(35·미국)는 올해 메이저 대회와는 영 인연이 없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등장하기 이전에 세계 정상의 골퍼로 이름을 날린 노먼. 그는 올 마스터스에 출전해 컷오프에 걸리는 수모를 겪었다. US오픈에는 출전자격이 없어 명함도 못 내밀었고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바람에 장례식 참석을 위해 중도포기했다. 승부보다는 우정이 중요하다는 게 당시 불참 이유였다.

PGA투어 최고의 장타를 앞세워 한 시대를 풍미한 댈리 역시 메이저 무대와의 악연에 시달려야 했다. 올해 브리티시오픈에만 단 한차례 출전했으나 컷오프 탈락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

따라서 마지막 메이저 타이틀이 걸린 PGA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노먼과 댈리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40대 중반의 나이로 ‘한물 간 게 아니냐’는 얘기를 듣고 있는 노먼은 ‘마지막 불꽃’을 태워 건재를 과시하겠다는 각오다. 브리티시오픈 2회 우승과 PGA투어 18승을 거두며 올해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된 노먼은 고질인 엉덩이 부상에서도 벗어나 노장 돌풍을 일으킬 태세다.

술과 도박으로 골프인생을 마감할 위기를 여러 차례 맞았던 댈리 역시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 1년 가까이 술집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는 댈리는 지난달 말 몇 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셰리 밀러와 결혼, 심리적인 안정 속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 91년 PGA챔피언십에서 380야드에 이르는 장타를 앞세워 우승했던 그는 올 시즌 PGA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2.6야드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 코스가 유달리 길어 장타자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댈리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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