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종교집단 라엘리안 시골학교서 인간복제 극비실험"

  • 입력 2001년 8월 13일 18시 59분


인간복제를 둘러싸고 세계적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복제 실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종교집단 ‘라엘리안’의 비밀 연구소의 소재가 밝혀졌다고 영국의 런던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런던타임스는 “이 연구소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니트로’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한 낡은 학교 건물에 입주해 있다”면서 “실험실은 이 건물 2층 복도 끝 201호 교실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건물에는 경찰서와 보육원, 배관회사 등이 함께 입주해 있는데 실험실은 얼룩진 낡은 벽과 어두운 복도 끝 쪽에 자리하고 있어 극비실험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장소라는 것.

신문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당초 연구를 의뢰했던 마크 헌트 변호사(41)가 한 회사의 명의로 50만달러(약 6억4000만원)를 재정 지원해 개설했다. 연구소의 책임자는 라엘리안의 핵심 멤버인 프랑스 출신의 생화학자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박사(44)가 맡고 있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주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던 헌트 변호사는 99년 생후 10개월된 아들 앤드루가 심장수술 후 후유증으로 사망하자 아들의 체세포 일부를 냉동한 뒤 복제하기 위해 라엘리안측에 자금을 댔으나 최근 연구지원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비밀 실험실에는 각종 실험기기와 인큐베이터가 설치돼 있으며 유전학자와 생화학자, 체외수정 전문 산부인과 의사 등 3명의 연구원이 고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류가 외계인에 의해 복제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종교집단 라엘리안은 올해 말까지 복제인간을 탄생시키겠다고 공식 선언한 상태다.

부아셀리에 박사는 최근 미국 이외의 장소에도 연구소를 열었다고 말해 왔는데 그가 두 번째로 개설한 웹사이트가 서울에 등록돼 있고 연구실이 한국에 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라엘리안과 미국-이탈리아 공동 연구팀 등 일부 과학자들의 인간 복제 계획이 구체화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여론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의 이슬람교도와 대만 홍콩 태국의 불교 신자, 필리핀의 가톨릭 교도 등 아시아인들은 인간 복제를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홍콩불교협회의 한 관계자는 “인간의 삶은 전생의 업적에 따라 정해진다”면서 스님들은 인간 복제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거론조차 꺼린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인 자마키 이슬라미의 한 대변인은 “인간 복제는 신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므로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앙 숭배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도 윤리적 차원에서 인간 복제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의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은 11일 일간 디벨트와의 회견에서 “인간 복제는 암이나 심장병 등 인류의 질병 치료에 아무런 해답을 주지 못한다”며 이를 국제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독일과 프랑스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 문제를 총회에서 논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런던·홍콩·베를린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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