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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31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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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93년부터 97년까지 해태에서 5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세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주역 이종범(31)과 이강철(35). 그들이 다시 의기투합한 곳은 해태가 아닌 기아 타이거즈다.
해태의 간판스타로 팬들의 머릿속에 깊은 인상을 심어준 둘은 그동안 ‘호랑이굴’을 떠났으나 공교롭게도 동시에 ‘친정팀’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뒤 8억원의 거액에 삼성으로 이적했던 이강철은 기아로 역트레이드됐고 98년부터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뛰던 이종범도 고향으로 돌아왔다.
해태시절 둘은 스스럼없이 ‘형님, 동생’할 정도로 절친했던 사이. 이종범은 일본에 있을 때도 틈나는 대로 전화를 걸어 선배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했다.
1일 인천 SK전부터 기아 유니폼을 입고 호흡을 맞추게 될 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아직 미지수. 10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잠수함’ 이강철은 99년 무릎수술 후유증으로 지난해와 올해 1승씩에 그쳤고 이종범은 3년반 동안 한국무대를 떠나 있었다. 하지만 올해 4위 이내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기아에겐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김성한 감독은 “일단 이종범은 1일부터 주전 3루수로 출전시킬 예정”이라며 “현재 70∼80% 정도의 컨디션이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예전의 기량이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고무된 표정.
트레이드가 발표된 30일 곧바로 인천 원정중인 팀에 합류한 이강철은 베테랑답지 않게 “친정팀으로 돌아오니 약간 떨린다”며 “중요한 시점에 합류해 종범이나 나나 부담이 큰 건 사실이지만 서로 팀을 위해 온몸을 던지기로 뜻을 모았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