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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25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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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터링대의 리차드 파넬 박사(심리학과)는 과학학술지인 네이처 최근호에 “아프리카 콩고 지역에 사는 수컷 고릴라들이 물가에서 과격하게 물을 튀기는 행동을 자주 보였으며 이는 이성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자에게 겁을 주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파넬 박사팀은 콩고의 한 국립공원에서 2년 8개월 동안 124마리의 고릴라들을 관찰했다. 이곳에 사는 고릴라들은 물가에서 손바닥으로 물을 세게 내리쳐 큰 물보라를 만드는 행동을 자주 했다. 특히 어른 수컷 고릴라들이 홀로 ‘과격한 물튀기기’행동을 많이 했으며, 암컷 고릴라는 이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같은 고릴라의 물튀기기 행동은 67%가 남에게 무언가를 과시하기 위한 행동이었으며, 단지 물놀이를 위해서 한 것은 17.5%에 불과했다.
파넬 박사는 고릴라의 물튀기기가 큰 물보라와 물이 반사하는 강한 햇빛을 통해 멀리 있는 수컷 고릴라를 겁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컷 고릴라가 이같은 행동을 할 때 주위에 암컷 고릴라가 없는 경우가 절반이 넘어 이성을 유혹하는 행동은 아니라는 것이다.
파넬 박사는 “이런 행동은 이성을 두고 다툴 수 있는 미래의 경쟁자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물이 물놀이를 통해 무언가 의사를 표현하려는 행동은 코끼리 이후 야생 동물에서 처음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