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하이닉스 "반도체 減産"…64메가D램 50% 줄여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55분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가 세계 반도체업계로는 처음 64메가SD램의 감산을 선언했다. 이미 일본기업들도 감산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져 세계 3위 기업인 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 감산 행렬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하이닉스 감산, 세계시장 물량 3% 줄어〓하이닉스는 18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에 있는 반도체공장(HSMA)의 가동을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64MD램을 전문 생산하는 유진공장은 이 기간에 256MSD램 설비로 조정된다.

이번 가동중단으로 하이닉스의 전체 D램 웨이퍼 가공 생산물량은 16%, 64메가SD램 생산량은 50%(7200만개)가 줄어들게 된다. 하이닉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말 기준 17.1%. 반도체 전문가들은 이번 하이닉스의 미국공장 가동중단으로 세계시장 감산효과는 2.7∼3%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감산 배경〓PC수요 감소에 따른 D램시장의 장기불황이 원인이다. 특히 64MD램의 경우 판매가가 생산원가보다 1.5달러 가량 높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작년부터 64MD램의 생산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128M 및 256MD램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이 감산에 동조하지 않을 경우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동반 감산 확산될까〓일단 일본 대만에서는 감산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세계 5, 7위였던 NEC와 히타치가 합작한 엘피다(현재 4위 추정)와 도시바는 감산에 동조하면서 시기를 살피고 있다. 밴가드 등 대만업체도 마찬가지.

그러나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여전히 ‘감산 불가’ 방침이다. PC 수요가 언제 살아날지 모르고 감산을 할 경우 경쟁업체에 시장점유율이라는 ‘혜택’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대만업체들이 먼저 감산하고 PC 수요가 회복된다면 D램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만 PC 메인보드 생산업체들의 주문실적이 7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감산과 수요진작이 맞물린다면 D램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시장에서 거래되는 D램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하임숙·박정훈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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