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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1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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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스의 인터넷 홈페이지(www.samsunglions.com) 게시판에는 요즘 성난 팬들의 글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쏟아지고 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어요’ ‘삼성의 부진, 이유가 있다’ ‘전반기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등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이 짐작된다. 난조에 허덕이고 있는 삼성에 대한 비난과 안타까움 등이 잇따르고 있는 것.
삼성은 최근 7경기에서 2승5패의 민망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22일부터 단독 또는 공동 선두를 달려왔으나 6일 대구 현대전에서 2-12로 완패한 뒤 2위로 밀려났다. 라이벌 현대와의 3연전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모두 패하면서 시즌 최다인 4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시즌 초반 10연승을 달릴 때 보여준 상승세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
삼성의 추락은 우선 타선이 제몫을 못하고 있는 탓. 최근 7경기에서 팀타율은 0.262로 8개팀 가운데 4위에 머물렀다.
마땅한 톱타자 감이 없어 강동우 박한이 정경배 등이 돌아가며 맡고 있으나 공격의 물꼬를 제대로 트지 못했다. 타순의 변화가 심해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중심 타선도 집중력이 모자랐다. 타선의 응집력도 떨어져 12일 인천 SK전에서는 9안타를 치고도 2점을 내는 데 그쳐 실속이 없었다.
최강이라던 마운드도 힘을 잃었다. 마무리 투수 리베라는 어깨와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8일 대구 현대전에서는 9회 심정수에게 결승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의 멍에를 쓰는 등 7월 들어 평균자책이 무려 27로 치솟았다. 리베라는 12일 정밀 진단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는데 퇴출이 유력한 상황.
삼성 코칭스태프는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경기리듬을 제대로 못탔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무기력증에 빠진 삼성의 슬럼프는 자칫 장기화될 우려마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