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형상강 전투' 영웅 연제근중사 흉상 세운다

  • 입력 2001년 7월 9일 22시 50분


6·25 전쟁 초기 ‘형산강 전투’를 승리로 이끈 연제근(延濟根) 중사의 넋을 기리는 흉상이 그의 출신교인 충북 괴산의 도안초등학교 교정에 선다. 연중사의 혁혁한 전공은 육군본부가 발간한 ‘한국의 전쟁영웅들’이라는 책자에 소상히 기록돼 있다.

1950년 9월 17일 새벽 4시경 경북 포항시 장흥동 형산강변. 강을 사이에 두고 국군 22연대와 북한의 김일성 직속 제766부대가 대치한 가운데 연중사는 분대원들을 이끌고 강물을 가르기 시작했다. 자청한 도하작전 선발대였다.

숨을 들이쉴 때 외에는 줄곧 물속을 걸어야 하는 ‘수중도하’. 하지만 폭 100여m의 강너편에 도달할 무렵 북한군 기관총 2정이 불을 뿜어댔고 분대원들은 하나 둘씩 거꾸러졌다.

연중사는 이미 죽음을 각오한 상태. 비처럼 쏟아지는 탄환 속으로 돌진하며 수류탄 3발을 기관총 진지에 명중시킨 뒤 24세의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그는 49년 지리산공비토벌작전에서 홀로 9명의 공비를 사살해 화랑무공훈장까지 받은 용맹스런 군인이었다.

죽음은 헛되지 않아 국군은 뒤이어 형산강을 넘어 포항을 탈환했다. 당시 국군이 이 전투에서 패배했다면 북한군은 파죽지세로 남진했을 것이라고 전사(戰史)는 전한다.

정부는 그해 12월 연중사에게 을지무공훈장을 추서했고 지난해 호국영웅으로 선정, 8월 15일 흉상 제막식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흉상건립비중 자비 부담분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02-797-3226

<괴산〓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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