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장종훈 등 '아홉수' 걸려 기록달성 애간장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40분


프로야구에도 ‘아홉수 징크스’란 게 있다. 기록 달성을 앞두고 1승이 모자라, 또는 홈런 1개를 보태지 못해 장기간 속을 썩이는 경우. 올해도 많은 스타들이 아홉수 징크스에 목을 맸다.

한화의 ‘돌아온 홈런왕’ 장종훈. 그는 88년부터 이어온 14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의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무려 35일을 기다려야 했다. 시즌 초 무시무시한 페이스로 홈런포를 터뜨렸지만 9호 홈런을 친 5월12일 사직 롯데전 이후 오른손 손가락이 골절상을 당하면서 22경기 만인 6월16일 인천 SK전에서야 10호 홈런을 터뜨렸다.

장종훈의 기록 달성을 축하하기 위해 한화 구단의 프런트 직원들이 처음 준비했던 꽃다발이 시들다 못해 완전히 말라비틀어져 버렸던 최악의 사례였다.

LG 김재현의 통산 100호 홈런포도 어느새 한달 가까이 무소식이다. 5월24일 잠실 한화전에서 99호 홈런을 터뜨린 그는 이후에도 3할대 불방망이를 계속 가동했지만 웬일인지 홈런만은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SK 강병철 감독도 아홉수 징크스에 울었다. 시즌 초 돌풍을 일으켰던 SK는 4월26일 팀 창단 후 타이기록인 4연승을 달리며 강 감독에게 개인 통산 699승째를 안겼다. 그러나 아홉수 징크스 때문이었을까. SK는 팀의 최고기록인 5연승은 생각해보지도 못하고 잠실 두산전에서 2연패를 안았고 이후 조금씩 승수를 갉아먹기 시작한 뒤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이밖에 현대 박재홍은 통산 150홈런-150도루를 채우기 위해 홈런 1개가 남았지만 닷새 만에야 기록달성에 성공했고 LG 양준혁과 홍현우도 통산 2000루타, 700득점을 달성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다.

한편 사상 최단기간 200홈런이 확실시되는 삼성 이승엽은 16일 광주 해태전에서 199호째를 기록, 이제부터 아홉수 징크스의 벽에 도전하고 있는 경우. 현대 김재박 감독도 16일 마산 롯데전에서 통산 398승째를 올려 40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과연 이들은 아홉수 징크스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인가. 야구팬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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