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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21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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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는 왕성한 사회활동을 통해 기업윤리를 실천하는 회사로도 명성이 높다. 세계 각 지역에 진출할 때 해당지역의 빈민 청소년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윤리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또 회사 내부에서는 노사가 끈끈한 신뢰관계를 맺고 서로 존중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환경친화적인 경영도 기업윤리를 실천하는 한 모습이기도 하다.
| ▼관련기사▼ |
| - 핀란드에서의 노키아 위상 |
아무런 의미 없이 그냥 부르기 좋게 ‘노키아’란 이름을 붙인 이 회사는 종종 그 이름 때문에 일본 기업으로 오인받는다. 그러나 노키아의 브랜드 가치는 미국 지역 이외의 기업으로서는 최고 순위이며 소니와 토요타를 앞지르고 있다.
| ▼글 싣는 순서▼ |
| 1. 존슨&존슨 2. 3M 3. 美 기업평가 시스템 4. 다국적 기업 나이키 5. 사우스웨스트 6. 조지아 퍼시픽 펄프공장 7. 네슬레 8. 노키아 9.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10. 전문가 좌담-독자 반응 |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기술(Connecting People)〓노키아 로고의 아래쪽에는 언제나 ‘Connecting People’이란 카피가 함께 들어간다. 이것은 광고카피일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생산회사 노키아의 기업철학이기도 하다. 거리의 장벽을 최신 정보기술로 없애주겠다는 것.
이 철학은 본사 건물에서도 나타난다. 노키아 본사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의 위성도시 에스푸에 있다. 핀란드 건축가 페카 헬린이 설계한 이곳은 좌우로 들어선 두 동의 큰 건물이 여러 개의 다리로 연결된 모습이다. 이것은 엔지니어링과 마케팅,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하나로 이어짐을 상징한다.
노키아의 기업철학은 사회활동으로도 이어진다. 노키아의 사회활동은 사람들간의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준다는 것이 핵심.
노키아는 현재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중국, 멕시코 등에서 지역사회 활동을 벌이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방과 후 할 일이 없는 아이들에게 비디오영화 제작을 통해 사회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독일에서는 인생의 갈등을 상담할 사람이 없는 청소년과 후견인을 연결해 주는 제도를 운영중이다. 브라질의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에는 축구황제 펠레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개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옛날에는 핀란드도 바이킹의 활동무대였다. 바이킹은 언제나 전투를 해야 하는 특성상 개인의 능력을 존중하는,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계급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무능하거나 겁이 많은 지휘관은 언제든 경질될 수 있었고 족장들은 왕에 대한 탄핵권을 소유했다. 전리품 역시 지휘관 혼자 독식할 수 없었다.
이런 전통은 현대의 스칸디나비아 기업에도 이어졌다. 직원에 대한 노키아의 태도는 흔히 ‘노키아웨이(Nokia Way)’란 말로 표현된다. 에스푸에서 만난 베로니카 슈벨은 이를 “직원들을 잘 대해주는 방식”이라고 요약했다. 한국노키아의 김지원 부장은 “부서장 교육에서는 반드시 ‘공개적인 장소에서 부하를 질책하지 말라’와 같은개인존중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요르마 올릴라 회장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즐기기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일은 잊고 푹 쉬고, 잘 먹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노키아의 기본 생각은 ‘개인생활이 행복한 직원이 일도 잘한다’는 것. 노키아 관계자들은 직원을 혹사하면 이직 가능성이 커질 뿐더러 업무의 능률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개인존중 원칙은 노사관계에도 적용된다. 노키아는 80년대 후반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신분야만을 남기고 나머지 분야를 정리했다. 이때 정리된 분야의 업체들은 100% 재고용 보장이란 조건과 함께 매각됐다. 다른 업체에 가지 못한 직원들에게는 새 일이 주어졌다. 독일 루르의 휴대전화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원래 석탄을 캐는 광원이었다. 노키아는 세월이 변함에 따라 석탄회사를 TV공장으로, 또 휴대전화 공장으로 변신시켰다. 그러나 업종은 변해도 직원은 재교육을 통해 계속 같은 사람들을 고용했다.
▽자연과의 조화〓노키아 본사건물은 ‘자연과의 친화’란 의미도 담고 있다. 건물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2만6000장의 유리. 유리를 통해 들어온 자연광으로 채광을 대신한다. 유리를 쓴 이유는 미관상의 고려와 함께 에너지를 절약하겠다는 실용적 이유 때문.
건물 내부의 실내장식도 환경친화 소재를 사용했다. 노키아 본사의 바닥은 범선의 갑판을 본떠 체리목으로 만들었다. 이 밖의 실내장식 소재는 나무와 목화솜, 양털, 재생종이 등을 소재로 한 것이다.
환경은 90년대 후반 이후 노키아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다. 노키아는 하청회사와 계약할 때 환경과 관련된 설문내용을 꼭 첨부한다. 조금이라도 환경기준을 어기는 회사는 계약대상에서 제외된다. 실제로 르완다에 있는 광산과 관련된 회사 몇 개가 계약을 따내지 못한 적이 있었다. 광산이 고릴라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
이 밖에 독일에서는 폐(廢)전화기 수거운동을 펴고 있으며 중앙연구소에서는 납 등 중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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