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호세 "대구만 가면 신나네"

  • 입력 2001년 5월 17일 23시 09분


호세
대구구장과 롯데 호세(36).

이 인연을 따지려면 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99년 10월20일 롯데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최종 7차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말 역전 3점포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이끈 호세는 대구구장에서 열린 7차전에서도 0-2로 뒤진 6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1점 홈런을 날렸다.

당시 롯데엔 그야말로 ‘구세주’같은 존재였겠지만 대구팬에겐 누구보다도 얄미워 보였던 선수가 바로 호세. 대구관중들은 호세가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 때 물병세례로 그의 급소를 맞혔고 성난 호세는 관중석으로 방망이를 날려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2년 전의 기억이 근성을 더욱 발동시키는 걸까. ‘한 성질’하는 호세는 올시즌 유독 대구구장에만 가면 방망이가 더 잘 돌아간다. 1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 삼성전.

전날까지 대구 삼성전에서 타율 0.333(15타수 5안타)에 3홈런 4타점을 거뒀던 호세는 이날 경기에서도 3-4로 뒤진 7회 동점홈런을 쏘아올려 ‘대구구장 사나이’임을 증명했다. 시즌 10호로 삼성 이승엽(12개)에 이어 홈런부문 단독 2위. 그가 때려낸 10개의 홈런 가운데 40%(4개)가 대구구장에서 터졌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호세는 9회초 무사만루에서 밀어내기 결승타점까지 올려 8-4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현대는 중간계투로 나선 3년차 무명투수 송신영의 4와 3분의1이닝 2안타 무실점 ‘깜짝투’에 힘입어 한화를 8-5로 잡고 4연승, 드디어 삼성과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송신영은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누렸고 현대 ‘수호신’ 위재영은 8경기 연속 세이브.

‘돌풍의 팀’끼리 만난 광주에선 해태가 SK를 3-2 한점 차로 힘겹게 누르고 한화와 함께 공동 4위로 점프. 해태는 1-1인 4회 1사 1, 2루에서 8번 김상훈의 2타점짜리 우월 2루타로 승기를 잡았다.

잠실 ‘라이벌전’에선 신인투수 최경훈이 선발 5이닝 2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두산이 LG를 5-1로 누르고 하루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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