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리포트]"청소년문제 해결 '엄마 뱃속교육'부터…"

  • 입력 2001년 5월 1일 18시 53분


‘태교는 아빠도 해야 한다.’ ‘청소년 문제는 태내에서부터 발생한다.’

태아교육에 대한 발상의 획기적 전환을 촉구하는 운동이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에 의해 시작됐다. 이는 교수와 의사 법조인 등 청소년 문제 전문가 100여명이 결성한 ‘어린이 청소년 포럼’(대표 강지원 전 청소년보호위원장)의 첫 사업.

이 단체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바람직한 자연 육아운동’을 펴기로 했다. 포럼은 지난달 30일 서울 숭실대에서 ‘태내 환경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부부태교 운동과 제왕절개 반대 운동, 모유 먹이기 운동 등 3대 캠페인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강 대표는 “회원들 모두가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수십년을 활동해 온 결과 모든 청소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잉태의 순간과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이 운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회원들은 이런 문제 의식을 갖고 ‘부부 태교 10계명’을 만들었다.

태교는 여성들만의 ‘부담’으로 인식돼 왔지만 성공적인 태교를 위해서는 남편도 절반의 책임을 져야 한다(부부 태교)고 이 포럼은 강조한다.

특히 ‘아빠는 낮은 주파수의 목소리로 (아이와) 따뜻한 대화를 해준다’는 계명은 아빠들의 의무사항. 아빠의 목소리는 주파수가 낮아 복막을 잘 통과하므로 태아는 엄마 다음으로 아빠의 목소리를 잘 듣게 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한양대 의대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세미나 주제 발표를 통해 “태아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오감(五感)과 기억 능력이 있다”며 “무엇보다 태교의 과학적 배경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왕절개 반대운동과 모유 먹이기 운동 역시 과학적 배경이 있다. 태교의 과학을 연구해온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김수용 교수는 “정상분만과 제왕절개 분만 과정의 태아뇌파를 측정한 결과 제왕절개 때의 뇌파가 훨씬 불안정하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 모유가 분유보다 영양이 많고 갓 태어난 아이가 엄마의 젖을 빨며 안정감을 갖는다는 것은 이미 상식에 속한다는 것.

포럼은 갓 태어난 아이를 엄마와 분리시키는 신생아실을 폐지하는 대신 모아동실(母兒同室)제도를 도입할 것도 주장하고 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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