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성로 불법주차 차량-쓰레기 몸살

  • 입력 2001년 4월 23일 21시 40분


대구 시내 최대의 번화가인 중구 동성로 일대가 최근 주말과 휴일만 되면 불법주차 차량이 인도까지 ‘점거’하는가 하면 곳곳에 거리에 버려진 쪽지 광고물 등 쓰레기 더미가 넘쳐나는 등 ‘난장판 거리’로 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봄을 맞아 쇼핑 등을 즐기기 위해 동성로를 찾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이 일대에서 불법 복제 카세트 테잎을 파는 20여군데의 노점상들이 시끄러운 음악을 틀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으나 단속이 되지 않고 있다.

22일 오후 6시경 대구백화점∼동아양봉원간 200m구간.

수십대의 승용차가 인도위에 버젓이 불법주차, 보행자들이 차도 위를 걷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또 거리에는 수천장의 쪽지 광고가 떨어져 있고 전봇대 근처와 인도 등에는 갖가지 상품포장지와 전단지 등이 널려 있어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대구백화점앞 분수광장 주변에는 담배꽁초와 광고 전단 등이 곳곳에 떨어져 있었고 부근 불법 복제 카세트 테잎을 파는 노점상에서 흘러 나오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 때문에 행인들이 정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도 없을 정도였다.

또 보행자 전용도로인 대구백화점∼중앙파출소 구간의 인도위도 곳곳이 업소 및 상품을 홍보하는 명함형 전단 수천장으로 덮혀 있었고 도로 양쪽에 줄지어 늘어선 의류가게 등 업소 입구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소음이나 다름없는 호객용 음악이 흘러나와 쇼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부 김영희씨(45·대구 달서구 상인동)는 “휴일이라 모처럼 딸과 함께 쇼핑나왔다가 쓰레기 더미와 소음, 불법주차로 엉망진창이 된 거리 분위기에 실망했다”면서“다음달부터 우리고장에서 국제 행사가 열린다는데 이런 모습을 외국인들이 보면 얼마나 실망할 지 모르겠다”고 씁쓸해 했다.

중구청 청소과는 동성로 일대에서 올들어 주말과 휴일에 발생하는 쓰레기량이 15t으로 예년에 비해 두배 가량 늘어나 청소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최근 이 일대 업소들이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고용해 쪽지 광고 전단 등을 마구잡이로 뿌릴 뿐만 아니라 본드와 풀 등을 이용, 차도와 인도 바닥에 광고지를 붙여 놓아 이를 떼어내느라 청소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구청 도시관리과가 올들어 지금까지 동성로 일대에서 옥외 전단 광고를 뿌리는 업소를 적발한 건수는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솜방망이 단속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도시전문가들은 ‘대구의 명동’인 동성로를 깨끗한 거리로 가꾸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공중도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은 물론 일대 상인들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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