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focus]남덕우 전 총리, 전현직 대통령 3명 비교평가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54분


남덕우(南悳祐) 전 국무총리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박정희(朴正熙)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등 3명의 전 현직 대통령을 비교 평가하면서 ‘새로운 지도자론’을 펴 관심을 끌고 있다.

남 전총리는 20일 한나라당 부설 ‘한나라 정치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우선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선진적 대의정치를 구현하는 정치적 근대화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남북통일이라는 과제에 도전, 여러 가지 내부적 과제에 봉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의 통일관은 다각적인 교류 협력을 계속하면 자연스럽게 통일이 실현될 것으로 보는 것인데, 남북간의 협력은 북한의 체제 전환을 촉진할 때에만 의미가 있다”며 “지금의 대북정책은 이 점이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남 전총리는 또 김영삼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천신만고의 민주화 투쟁 끝에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지만, 대의정치의 대부분이 당리당략에 낭비되고 의회주의의 기본룰이 지켜지지 않는 등 정치적 폐단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는 “두 대통령(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전대통령)의 민주주의는 정권 획득을 위한 구호의 수준을 넘지 못했으며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륜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혹평했다.

박정희 전대통령 시절에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을 지냈던 남 전총리는 “시대가 달라진 만큼 박 전대통령의 통치모델이 그대로 통용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박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

박 전대통령은 무엇보다 경제개발과 국방력 강화 등 국가경영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고, 경제기획원을 발족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시스템을 창출해냄으로써 말뿐이 아닌 실천의 리더십을 보였다는 것이다.

남 전총리는 새로운 지도자의 덕목으로 △국가이념이 투철할 것 △남북통일의 원칙과 목표를 제시할 것 △경영능력이 있을 것 등 세 가지를 들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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