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미국-일본이 경악한 '코리안 닥터 K'

  • 입력 2001년 4월 9일 18시 24분


왼쪽부터 박찬호, 김병현, 구대성
왼쪽부터 박찬호, 김병현, 구대성
타자의 꽃이 홈런이라면 투수의 꽃은 삼진.

최근 막을 올린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찬호(28·LA다저스)와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대성(32·오릭스 블루웨이브)의 ‘공통분모’도 바로 삼진이다.

▽어느 정도인가

‘삼진 아티스트’라 불리는 김병현은 메이저리그를 경악시키고 있다. 올시즌 2경기 3이닝 동안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고 삼진이 무려 9개. 이닝당 3개로 100% 삼진이라는 믿기 힘든 기록이다.

그는 이미 지난해 70과 3분의2이닝 동안 111탈삼진으로 구원투수중 이닝당 탈삼진(1.57개)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수준을 자랑했다. 99년 미국프로야구 입문후 통산 101이닝동안 151탈삼진으로 이닝당 1.5K(삼진).

역시 구원투수인 구대성도 이에 못지 않다. 그는 7경기에 나가 9이닝 동안 17개의 삼진을 잡았다. 이닝당 1.89개. 3타자 가운데 2명은 삼진이라는 얘기다. 2경기에서 2승을 챙긴 박찬호는 12이닝 동안 삼진 11개(이닝당 0.92개)를 뽑아냈다.

▽결정구는

김병현은 상하좌우로 변하는 구질을 갖고 있어 타자들이 공을 맞히기조차 까다롭다. 오죽하면 지난해 “저런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혀를 내둘렀을까. 슬라이더는 오른손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일반적인 것과 몸쪽으로 파고드는 역방향슬라이더를 던진다. 떨어지는 공은 커브와 체인지업.

하지만 김병현의 승부구는 타자앞에서 솟아오르는 ‘업슛(up shoot)’과 150㎞에 육박하는 직구다. 업슛은 커브처럼 실밥을 잡지만 손가락 힘주기의 강약조절로 ‘마구’를 만들어낸다.

박찬호는 ‘직구―직구―변화구’의 순서대로 가는 강속구투수의 전형. 빠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 밑으로 뚝 떨어뜨려 삼진을 솎아낸다. 떨어지는 공은 커브와 커브의 변형인 슬러브(슬라이더+커브), 체인지업.

구대성은 까다로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 그는 공이 감춰진 상태에서 갑자기 투구가 나오는 독특한 투구폼을 갖고 있다. 여기에 좌우코너워크가 완벽하기 때문에 타자들이 알고도 당한다. 올시즌 잡은 17개의 삼진 대부분은 꽉찬 직구로 낚았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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