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李총재 정치철학'공방

  • 입력 2001년 4월 8일 18시 40분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8일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올들어 꾸준히 제기해온 ‘국민 우선정치’와 ‘국민대연합’ ‘국가혁신’ 등의 주장에 대해 긴 설명을 했다. 그는 “한 마디로 국민 우선의 원칙은 이총재의 정치철학”이라며 “국민대연합이나 국가혁신은 국민 우선정치를 실천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는 무엇보다 개인의 행복과 비전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시대이며, 정부가 이에 대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라며 “국민 우선정치는 이 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가 정치지도자 개인의 욕망과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해온 경향이 있었다”며 “국민 우선정치는 이를 반성하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국민대연합에 대해 “이총재가 제기했던 ‘메인 스트림(Main Stream·주류)’론과도 비슷한 개념”이라며 “과거 건국 근대화 민주화에 참여한 모든 세력이 우리 사회의 메인 스트림을 이뤘듯이 지금 혼란에 빠져 있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도 “이총재가 국가운영 시스템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국민 우선정치로 표현된 이총재의 정치철학을 보다 정교하게 체계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총재가 느닷없이 국가혁신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대대적인 대권놀음을 준비하고 있는데 대해 한심스럽기만 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총재가) 예비내각까지 임명한다는 소리에 한나라당 내에서는 처절한 아첨과 물밑 눈치보기가 치열하고, 이총재 집은 문턱이 닳을 지경이라고 한다”며 “갑옷도 입기 전에 전리품 챙길 궁리에 바쁜 작태”라고 쏘아붙였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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