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박찬호의 변화된 모습은 바로 자신감과 성숙이라는데…"

  • 입력 2001년 4월 3일 14시 17분


박찬호(28.LA 다저스)가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도우미' 셰필드의 중월 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으며 밀워키에 1-0의 승리를 따낸 박찬호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동양인으로서 최초로 개막전 선발 출장이라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박찬호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 역시 찬호의 투구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박찬호는 지난해와 비교해서 무엇이 변했을까?

그의 변화를 대변할 수 있는 단어는 바로 성숙과 자신감.

일단 찬호는 갑작스런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여유있게 대처할 수 있을만큼 성숙해졌다.

심적인 부담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이런 여유는 곧바로 투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예전처럼 타자를 윽박질러 상대하질 않았다.

굳이 삼진을 욕심내지도 않았지만 결코 대결을 피하지도 않았다.

절묘한 컨트롤을 바탕으로 타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방망이가 나오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숱한 내야 땅볼과 삼진을 얻어낼 수 있었다.

4회 위기 상황에서 포수인 크루터가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도 오히려 박찬호가 더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경기를 조절하고 있었다.

두 번째의 변화는 자신감.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하던 투수가 예전의 박찬호라면 주무기를 예리한 변화구로 삼은 것이 개막전에 나선 박찬호의 모습이었다.

4회 연속포볼을 내주면서 직구 컨트롤이 힘들어지자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바꿀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의 변화구 구질에 자신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던 일.

전체 투구수 중에서도 직구는 불과 38개에 그쳤고 나머지는 커브가 48개, 체인지업이 11개나 됐다.

그만큼 변화구 컨트롤에 자신이 있었다.

불같은 강속구를 자랑하던 예전의 모습에서 변화구로 상대 타자를 유인하는 노련미와 자신감이 변화된 찬호의 모습이다.

성숙함에서 나오는 노련미와 자신의 구질에 대한 자신감.

올시즌 박찬호에게 사이영상과 20승을 기대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인들이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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