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의 명품이야기]'에스카다' 황무지서 성공

  • 입력 2001년 3월 29일 18시 47분


현대 여성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 중에서 파티복, 캐주얼, 정장을 골라 입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그러나 1970년대만 해도 패션계에서 하나의 패션 브랜드가 ‘멀티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옷을 만들어내는 것은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컨셉트를 패션계에 도입한 것이 바로 에스카다(ESCADA)의 창립자인 볼프강 라이와 마가레타 라이 부부.

독일 출신인 볼프강은 경제학을 전공한 뒤 마케팅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빈 등에서 패션 도제수업을 거친 마가레타는 파리에서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들은 패션의 황무지였던 독일 뮌헨에 1974년 패션업체를 설립해 1976년에 ‘끊임없는 성공’이라는 뜻의 에스카다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파리의 ‘주류’ 디자이너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패션을 봤다. 당시 6개월마다 바뀌던 ‘패션주기’를 따라잡기 힘든 소비자들에게 이와 상관없이 다양한 장소에서 자신의 스타일로 코디할 수 있는 옷들을 선보여 유럽과 미국의 상류층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에스카다의 정장은 갈색과 화이트 등 무채색이 대종을 이뤄 유럽 귀족의 승마복을 연상시킨다. 이 브랜드의 붉은색 이브닝 드레스는 입는 이에게 강한 개성과 품위를 불어넣는 시각적 파격을 제공한다.

앞만 보고 달리던 에스카다는 92년 마가레타의 죽음으로 한때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마가레타와 함께 일하던 디자이너 브라이언 레니 등에 의해 패션철학이 계승되면서 특유의 활력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독일을 여행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독일인들이 걸친 옷의 소탈함에 놀라게 된다. 어찌보면 패션이란것을 도무지 의식조차 않는 듯한 모습들이다. 그러나 에스카다는 바로 이런 시장에서 독일인 특유의 원칙주의와 품질로 성공했다.

독일에 비해 여성들이 옷장안에 옷을 열배는 갖고있고 그 이상 옷을 잘 입는 한국에서도 이제는 에스카다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탄생할만한 때가 됐다. 장 현 숙(보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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