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타이거 우즈 "이제부터다"…플레이어스 제패 2주연속 우승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28분


타이거 우즈가 4라운드 14번홀 그린에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퍼팅라인을 읽고 있다.[AP]
타이거 우즈가 4라운드 14번홀 그린에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퍼팅라인을 읽고 있다.[AP]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인가.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에서 끝난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 상금 600만달러). 비제이 싱(피지)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한 우즈의 다음 과녁은 바로 4월5일 개막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지난해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우승에 이은 메이저 4연승과 함께 사상 초유의 단일시즌 그랜드슬램 달성을 향한 첫 단추를 끼우겠다는 것.

하지만 골프 역사책을 뒤져보면 우즈의 이런 야망은 쉽사리 달성될 것 같지는 않다. 74년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시작된 이래 여기서 챔피언이 된 골퍼가 그동안 같은 해에 단 한차례도 ‘그린재킷’을 입지 못했다. 우승 도전은 고사하고 선두권과도 멀어진 경우가 많았으며 93년 우승자 닉 프라이스는 마스터스에서는 컷오프 탈락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예외 없이 27차례나 징크스가 반복된 가운데 올해 우즈가 이런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즌 초반 8개 대회 연속 무관에 시달린 우즈는 지난주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주 연속 우승하며 진저리나는 부진의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버렸다. 보름 사이에 2개 대회에서 171만달러의 상금을 챙겨 225만5857달러로 조 듀란트(미국)를 제치고 시즌 상금 랭킹 1위에 올라 발걸음조차 가볍다.

대회 때마다 애를 먹이며 난조에 시달린 퍼팅 감각도 확 끌어올렸다는 평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평균 퍼팅수 1.64개를 기록, 9승을 달성했던 지난해 1.717개를 밑돌았다.

이번 우승을 포함해 통산 26승을 거둔 우즈는 3라운드를 선두로 마쳤을 때 20차례 패권을 차지했고 역전우승은 6차례였을 정도로 좀처럼 뒤집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올 초 우승이 없을 때 이런 모습은 자취를 감췄으나 요즘 행보를 보면 한번 잡은 우승 기회는 놓치는 법이 없어 전성기 스타일을 되찾았다는 게 주위의 분석.

우즈는 마스터스 출전을 앞두고 플로리다주 집 근처의 아일워스GC에서 훈련할 계획. 이곳은 그린 스피드가 대리석 같다는 마스터스 코스인 오거스타내셔널GC보다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적응에 신경 쓰고 있는 우즈는 97년에도 이곳에서 연습라운드를 해 59타를 친 뒤 마스터스에서 최저타 기록으로 정상에 등극했다.

우즈는 “마스터스 우승컵을 보관하기 위해 빈자리를 만들었다”며 “이제야 모든 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큰소리쳤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성적▼

순위선수스코어
1우즈(미국)-14274(72-69-66-67)
2싱(피지)-13275(67-70-70-68)
3랑거(독일)-12276(73-68-68-67)
4켈리(미국)-10278(69-66-70-73)
5서튼(미국)-7281(72-71-68-70)
메이페어(미국)281(68-72-70-71)
10듀란트(미국)-5283(73-73-67-70)
프라이스(짐바브웨)283(70-74-7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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